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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감투봉 2011. 4. 16. 09:50


    * 그런 날이- *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맑고 푸르른 하늘이
    오히려 슬픔처럼 느껴지는
    그런 우울한 날이 있습니다.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도
    바람에 휘날리는 먼지 조차도
    그냥 외로워 보이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어느 낯익은 골목 어귀,
    홀로 졸고 섰는 가로등에
    지친 몸을 기댄 채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고 싶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무런 약속도 없으면서
    누군가를 만나야 할것 처럼
    자꾸만 시계에 눈이 가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굳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와 다정히 팔장을 끼고
    조용한 해변을 거닐며
    인생과 사랑을 논하다가
    모래밭 아무곳에나 벌렁 누워
    지그시 눈을 감고 싶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냥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
    왠지 울고 싶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