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IT의 토머스 앨런 교수는 '건축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2007년 사람들 간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5m 떨어진 거리에 같이 있을 경우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확률은 약 25%였다. 하지만 80m 밖에 있을 경우엔 5%로 대폭 줄었다. 물리적 거리와 커뮤니케이션 확률은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앨런 교수 이론은 15m 안쪽에 있어야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진다고 해서 '15m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1991년 완공된 지금의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근무하는 본관과 비서실이 있는 위민관은 500m 떨어져 있다. 비서실장, 안보실장이 대면 보고하려면 차를 불러 타야 한다. 아니면 10분 가까이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커다란 본관엔 사실상 대통령 혼자 있다. 빨간 카펫이 깔린 계단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면 문에서 책상까지 15m 거리다. 2008년 첫 출근한 이명박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 "테니스 쳐도 되겠구먼."
▶1991년 완공된 지금의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근무하는 본관과 비서실이 있는 위민관은 500m 떨어져 있다. 비서실장, 안보실장이 대면 보고하려면 차를 불러 타야 한다. 아니면 10분 가까이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커다란 본관엔 사실상 대통령 혼자 있다. 빨간 카펫이 깔린 계단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면 문에서 책상까지 15m 거리다. 2008년 첫 출근한 이명박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 "테니스 쳐도 되겠구먼."
▶이번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5명 중 가장 실세였다는 김기춘씨는 1주일에 한 번도 박근혜 대통령을 못 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자전거를 타고 가 보고서를 전달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지금의 청와대 구조가 의사소통을 방해한다는 지적은 수없이 제기됐다. 그래서 지난해 국회가 청와대 재배치 예산을 배정하려 했다. 그걸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이 딱 잘라 거절했다. "소통에 문제가 없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그제 "대통령이 된다면 청와대를 없애고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구중궁궐 같은 곳에 있으니 민심도 못 듣고 문고리 권력이 생긴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구중궁궐이란 아홉 번 거듭 쌓은 담 안에 대궐이 있다는 뜻이다. 2012년 유력한 대선 주자였던 안철수 의원, 2007년엔 정동영 당시 대선 후보도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었다.
▶청와대를 어떻게 하든, 대통령과 참모들이 같은 건물에 있도록 하는 것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청와대 비서실 규모 역시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장관 위에 청와대 비서관이 있고, 그 위에 수석 있고, 다시 그 위에 비서실장이 있는 식이다. 멀리 동떨어진 곳에 있는 대통령, 비대하고 막강한 비서실이 지금 우리 청와대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정계 원로는 "극단적으로 하면 정치·경제특보와 총무비서관, 대변인만 있어도 된다"고 했다. 세계 역사에서 비서들의 힘이 커서 잘 된 조직은 없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그제 "대통령이 된다면 청와대를 없애고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구중궁궐 같은 곳에 있으니 민심도 못 듣고 문고리 권력이 생긴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구중궁궐이란 아홉 번 거듭 쌓은 담 안에 대궐이 있다는 뜻이다. 2012년 유력한 대선 주자였던 안철수 의원, 2007년엔 정동영 당시 대선 후보도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었다.
▶청와대를 어떻게 하든, 대통령과 참모들이 같은 건물에 있도록 하는 것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청와대 비서실 규모 역시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장관 위에 청와대 비서관이 있고, 그 위에 수석 있고, 다시 그 위에 비서실장이 있는 식이다. 멀리 동떨어진 곳에 있는 대통령, 비대하고 막강한 비서실이 지금 우리 청와대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정계 원로는 "극단적으로 하면 정치·경제특보와 총무비서관, 대변인만 있어도 된다"고 했다. 세계 역사에서 비서들의 힘이 커서 잘 된 조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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