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으로 나온 서석구(72) 변호사가 화제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서 변호사는 “예수도 군중 재판에 십자가를 졌다. 촛불 민심은 국민의 민심이 아니다” “촛불집회는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하며 박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이 같은 서 변호사의 변론에 박사모 회원들 사이에서 그는 일약 ‘애국 변호사’로 떠올랐고 ‘명변론’을 했다는 칭송을 들었다. 그러나 야당은 “혼이 비정상” “상식 이하의 망언”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맹비난했다.
양측으로부터 극단적인 평을 들은 서 변호사는 어떤 인물인가. 그의 인생 역전도 극단을 오갔다고 할 정도로 변화가 컸다. 서 변호사는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된 ‘부림사건’을 담당한 판사였다.
1982년 대구지법에서 열린 ‘부림(釜林)사건’ 2차 기소자 3명에 대한 1심 재판의 재판장을 맡았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변호했던 그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국가보안법 무죄를 선고했다.
부림사건은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기소한 부산지역 공안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이호철씨에게 징역 10년, 정귀순씨, 설경혜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당시 서 판사는 이호철씨에게 징역 1년을, 정모·설모씨에겐 각각 집행유예와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주된 혐의이던 국가보안법 위반은 무죄로 판단하고, 계엄법 위반 혐의 등만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이호철씨는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냈다.
이 재판 이후 그는 부산지법을 거쳐 진주지원으로 옮겼다. 그는 “정상적인 인사발령”이라고 했지만, 당시 언론에선 “부림사건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좌천됐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그는 1983년 대구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뒤 10여년간 대구·경북 지역 운동권 인사들의 변론을 도맡았고 한때 대구경실련 대표를 지내는 등 시민운동에 몸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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