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안종범이 받은 문자 '삼성 件 완료. 최'… 최는 최순실?";

감투봉 2017. 1. 10. 09:33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압수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휴대전화에서 지워진 부분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삼성 건(件) 완료. 최'라고 쓰여 있는 문자메시지를 찾아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 문자메시지는 안 전 수석이 누군가로부터 받은 것으로, 전송된 시점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독대한 2015년 7월 25일보다 닷새쯤 전인 7월 20일 무렵이다. 특검팀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전화번호의 주인을 파악 중이라고 한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같은 해 7월 17일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받고, 최씨 모녀(母女)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에도 80억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특검팀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최순실씨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자메시지에 나오는 '최'가 최순실씨라는 것이다. 앞서 특검팀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이번 사건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분석 과정에서 최순실씨가 비슷한 방식으로 말미에 '최'라고 표기한 문자메시지를 확보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최씨는 타인의 이름으로 개설한 속칭 '대포폰'을 여럿 사용했는데, 대포폰으로 이런 식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곤 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의 판단이 맞을 경우 "최순실씨를 몰랐다"는 안종범 전 수석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안 전 수석은 그간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박 대통령에게 지시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최씨는 몰랐다'고 해왔지만 '삼성 건 완료'라는 문자메시지가 최씨가 보낸 것이라면 최씨가 삼성에 요구할 사항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면서 안 전 수석에게 필요한 작업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독대하기 전 '미르·K스포츠재단과 승마협회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된 말씀자료를 작성했다. 박 대통령은 실제 이 부회장과 독대해 삼성 직원인 승마협회 임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교체를 요구하고 '지원'도 독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특검팀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게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화를 걸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라"는 취지로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녹음파일도 확보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문 전 장관은 통화에서 "정부 차원에서 합병을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 같은 증거들을 바탕으로 최근 문 전 장관을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