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문체부 기밀문건 등 장시호 금고서 발견"
"강릉 빙상장 평창올림픽 후 존치, 장씨 미리 알아"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 2차관이 최순실(61)씨에게 전달한 문체부 내부 기밀 문서를 최씨의 조카 장시호(38)씨도 받아본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이 문서에 메모를 하면서 김 전 차관을 ‘Mr.팬더’, 이모인 최씨를 ‘대빵’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장씨, 김 전 차관의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장씨의 금고에서 당시 문체부 내부 기밀 문건이 발견됐다”며 “5개 광역거점의 체육인재 육성 사업과 관련해 최씨가 운영하는 K스포츠재단에서 작성한 문건”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은 이 사업에 관한 문체부 기밀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장씨도 이를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문건에 ‘거점별 지원종목’ 등이 적혀 있는데, 강릉 빙상장에 빙상 종목을 후원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스케이트 선수 김동성씨가 당시 빙상인들조차 강릉 빙상장이 평창올림픽 이후 존치될 것인지를 알 수 없다고 진술했고 장씨는 이를 버젓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작성된 춘천 빙상장을 활용한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관련 문건을 제시하며 “춘천 빙상장의 경영지원 및 관리를 영재센터가 맡기로 했다. 이는 최씨와 김 전 차관, 장씨 간에 상당히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금고에서 장씨의 서류로 추정되는 파일철에 ‘Mr.팬더 서류’라는 메모가 장씨 필체로 적혀 있었다”면서 “문건들은 장씨가 김 전 차관으로부터 받았거나 그에게 줄 문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영재센터 관계자들은 장씨가 김 전 차관을 ‘미스터 팬더’ 또는 ‘미스터’라고 불렀다고 진술했다”며 “둘 사이의 관계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또 “영재센터에서 최씨 지시로 장씨와 직원들이 함께 작성한 문건들이 발견됐다”면서 “비닐 파일에 최씨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빵 드림’이라고 장씨 자필로 씌여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김 전 차관, 장씨와 함께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총괄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장씨가 운영 하는 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이들은 함께 공모해 문체부 산하 공기업 GKL이 해당 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았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3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가 대한체육회를 대신해 광역스포츠클럽 운영권 등을 독점할 수 있도록 문체부 비공개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 "충인으로 남고자 했는데, 물의 일으켜 죄송하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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