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통령 측의 대리인단이 들고나온 녹취 파일, 이게 과연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대통령 측은 도대체 왜 지금 어떤 의도에서 꺼낸 건지 심수미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심수미 기자, 오늘(11일) 보면 청와대 측, 그리고 대통령 대리인단, 갑자기 고영태의 사기극이다 이런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녹취 파일 근거로 한 건데 실제 녹취 파일은 그런 게 아니라는 거죠?
방금 말씀하셨지만 앞서 지난 6일 최순실 씨 재판에서 고영태 씨가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몰아내고 재단을 장악하겠다라고 말한 그 녹취록이 공개가 됐고요.
또 최근에 여기에 이어서 한 언론에서 '틀을 몇 개 짜서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그런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라는 고 씨의 녹취 파일을 보도를 했습니다.
사실은 고영태 녹취 파일이라고 많이들 얘기를 하시는데 사실은 녹취한 사람은 김수현 씨라는 최순실 씨 회사의 직원이고요.
그런데 이 박 대통령 측에서는 이 녹취 파일을 근거로 해서 고 씨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재단을 통해서 이익을 취하려고 했고 최 씨와의 사이가 틀어지니까 이걸 악의적으로 공개했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 파일 중의 일부, 고영태 씨가 한 얘기를 가지고 한 건데 사실은 그 전에 이미 최순실이 기획하고 돈벌이에 재단을 이용하려고 했던 너무나 많은 증거가 있기 때문에 사실은 이 말 하나로 본질을 뒤집을 수는 없는 건데 사실은 그것조차도, 그러니까 파일이 2000여 개가 있다는 거죠, 검찰이 헌재에 보낸 게. 그중에 아주 극히 일부가 이거고 나머지는 다른 내용이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2000여 개 중에 사적인 대화 등을 제외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검찰이 판단한 것만 이제 29개 정도 되는데요. 그것도 대부분 최순실 씨의 지시내용과 관련해서 이들이 논의를 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 대리인단 측에서 유난히 고 씨 측에게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시켜서 강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 가운데 일부를 자세히 살펴보시겠습니다. 2015년 1월에 김수현 씨가 36억 원짜리 관급공사와 관련해서 문체부 장관 보좌관인 최철 씨 그리고 이 모 씨 등 3명과 나눈 대화인데요.
먼저 최철 보좌관이 '모 씨가 연구한 36억짜리가 선정되게 해야 하는데', 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자 이 모 씨가 '이런 건 말이 나오면 안 되고 잘해야 해, 너, 과장, 영태 등 나눠 먹으면 되는 거야'라고 말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고영태가 그런 얘기를 했다, 한 거는 사실이고 그런 부분이 있는 건 분명한데 지금 보면 등장인물이 갑자기 새롭게 많이 나와서 이게 누군지 시청자들이 잘 알지를 못할 것 같습니다. 고영태와 이익을 나누자, 최철이라는 사람이 누구고 같이 얘기 나눈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기자]
좀 하나씩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영태 등이 나눠 먹으면 되는 거야'라고 말했던 이 모 씨는요, 친박계 핵심으로 불렸던 이성헌 전 의원을 외곽에서 도우면서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선거캠프에서 일을 해 온 사람입니다.
또 문체부 장관 보좌관인 최철 씨, 이 사람 역시 2010년부터 대표 친박계인 김옥이 전 의원 또 현영희 전 의원의 보좌진 출신이고요.
또 최순실 회사 직원, 최순실 씨가 김 실장으로 불렀었습니다. 김수현 씨는 2008년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 캠프에서 일을 한 전력이 있습니다.
[앵커]
다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인물들의 보좌관들하고 얘기를 나눴던 건데. 그런 내용이 어떤 부분을 논의했는지는 검찰에서 좀 더 특검과 다시 한 번 좀 봐야 될 부분 같고요. 이번 사건의 핵심은, 그런데 고영태가 여기 보면 대통령 대리인단에서 주장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의 핵심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왜 만들었고 누가 어떤 일을 하겠다는 거였느냐인데 대부분의 녹취 파일이, 그러니까 최순실이 사익을 추구한 그런 부분이라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른 녹취 파일의 내용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던 내용인데요.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SK 측에 비덱스포츠 70억 원을 지원 요청을 하고 나서 김 씨에게 진행 과정을 얘기한 겁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독일의 최 씨 법인에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정황이 그대로 드러난 겁니다.
[앵커]
누가 돈을 달라고 그랬다는 거죠?
[기자]
박헌영 과장이 비덱스포츠에 70억을 지원하도록.
[앵커]
당시는 최순실의 최측근이던 박헌영이 당시에 그러니까 비덱스포츠의…
[기자]
비덱스포츠에 70억 원 사업을 지원하라라고 요구를 했다가 거절당한 겁니다.
여기서 이 사업과 관련해서, 이 70억 원 지원 과정 자체와 관련해서 김수현 씨가 이렇게 말을 합니다. '회장님이 기업을 만나라고 했을 때는 위에서 얘기가 된 게 있어서 만나는 거라서 얘네는 무조건 주는 거다. 실무자들이 명분을 달라고 지금 얘기를 하는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 녹취 파일에 나오는 게 SK 이런 대기업에 최순실이 시켜서 돈을 달라고 했다, 그런 내용이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이 회장님의 지시를 언급하는 대목은 한두 군데가 아닌데요. 회장님이 독일 쪽의 비덱이라고, 회장님 생각은 독일로 돈을 따로 빼고 싶은 부분이 있는 거다, 라면서 회장님이 사실 저렇게 하는 게 말이 안 된다. 재단에서 어떻게든 받아서 하는 방식이 되어야지라고 박헌영 과장이 말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런 내용을 쭉 다 들어보면 물론 대통령 대리인단은 저런 얘기는 안 했죠? 고영태 얘기 한 대목만 한 건데, 이런 모든 내용, 그러니까 최순실이 대기업 쪽에서 돈을 받아내라, 이런 지시. 이런 부분은 분명히 최순실이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나 굉장히 불리한 내용 같은데 대리인단이 왜 꺼냈을까요, 이걸?
[기자]
박 대통령 대리인단 관계자는 오늘 프레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이 아니라 타락자들의 사기협작사건이라고 말을 했는데요.
앞서 이번 사건은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에서 시작됐다라고 주장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순실의 변호인,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똑같이 계속해서 이 사건을 두 사람의 불륜으로 시작됐다, 이렇게 주장을 했었죠?
[기자]
그러니까 고 씨가 최 씨를 이용해서 사기를 치려고 했을 뿐이고 박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그 여론전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과연 이 주장과 같은 것인지는 계속해서 확인해 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