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X' 장시호의 기억, 박 대통령'시크릿폰' 찾는 키 됐다
문현경 입력 2017.02.22 03:44 댓글 5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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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순 장시호(38·수감 중)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소환조사 과정에서 숫자 4개를 기억해냈다.
특검팀은 이 번호를 토대로 박 대통령과 최씨가 지난해 4월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총 570회 통화했다는 사실과 번호 '402X' 전화의 발신지가 모두 청와대 경내였다는 점을 알아냈다.
장씨는 지금까지 특검팀에 20여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아는 최씨의 아킬레스건과 사건의 진상을 소상히 진술했다.
특검팀에 20차례 소환 조사받으며
제2 태블릿PC 등 스모킹건 역할
최씨 비밀금고 보유도 알려줘
한때 ‘최순실의 오른팔’로 불렸던 장씨가 특검팀의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진실 규명의 특급 도우미로 거듭났다.
최씨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보낸 인사 관련 문서의 존재를 특검팀이 확인한 것도 장씨 덕분이다. 수사 초반부터 “이철성 경찰청창 인사파일이 어딘가 있을 것”이라는 장씨의 제보에 따라 특검팀은 압수한 지인들의 휴대전화와 하드디스크 등을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파일의 존재를 입증하는 사진들을 찾아냈다. 이 사진은 장씨의 측근인 김모씨 소유의 외장하드 ‘삭제’ 폴더에 남아 있었다. 장씨는 “이모가 화장실 갈 때도 가지고 다니는 에르메스 핸드백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해 열어봤다가 사진을 찍었고 나중에 김씨에게 보내줬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 사진들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우병우(50) 전 민정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물로 제출됐다.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의 진상을 알린 것도 장씨였다. 최씨는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정부 예산 760억원을 투입해 미얀마에 코엑스 같은 ‘K타운’을 설립하고, 그 과정에서 지인 인호섭씨의 회사(MITS)를 통해 이권을 챙기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최씨는 장씨를 내세워 이 회사 지분 20%를 인수했다. 특검팀은 한 공증 사무실에서 이 지분양수도 계약서를 입수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장씨의 동의가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고 말했다.
장씨는 최씨가 변호사에게 돈을 맡겼고 비밀금고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장씨 도움으로 최씨 은닉재산 일부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자신이 최씨를 태우고 모처로 이동한 뒤 운전석에서 내리면 그 자리에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차에 타 최씨와 은밀히 접선하던 상황도 세밀하게 묘사했다고 한다.
장씨의 한 지인은 “면회를 가면 늘 장씨가 펑펑 울었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 이모에 대한 두려움, 이모를 등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교차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hk.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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