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위축된 친박시위, 목적도 동력도 사라져
김평화 기자 입력 2017.03.12 06:05 댓글 640개
목적이 사라졌다.
탄핵은 만장일치로 인용됐고 결과에 승복한 사람들이 빠진 탓에 시위 인원도 줄었다.
사망자 3명이 발생하는 등 탄핵선고 당일 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된 것도 참가자가 줄어든 이유다.
탄핵 반대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사망·부상자도 속출했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윤준호 기자] [파면후 첫 친박 주말집회, 난동없이 마감…결과에 승복, '폭력시위' 변질로 참가↓]
목적이 사라졌다. 동력을 잃었다. 탄핵은 만장일치로 인용됐고 결과에 승복한 사람들이 빠진 탓에 시위 인원도 줄었다.
폭력을 휘둘러도 경찰 차벽은 쓰러지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 단체들의 탄핵반대 집회 열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하루 만에 식어갔다.
친박단체 170여개가 모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주최로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소위 태극기 집회 참가자 수는 지난 주말 집회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었다.
대한문 앞에서부터 서울광장과 서울시의회 앞 도로를 듬성듬성 채우긴 했지만 밀도를 고려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주요 기조로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 불복', '박 전 대통령 탄핵 재심판' 등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는 얘기들이다. 집회 참가자들도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매주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는 정모씨(72)는 "결과를 바꾸기 힘든 상황이 된 걸 알지만 희망의 끈이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제는 탄핵 인용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일 헌재 인근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한 60대 여성은 현장에서 탄핵 인용 소식을 접한 직후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이 여성은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곧 자리를 떴다.
박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한 김평우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 한빛광장 집회에서 "오늘 아침 잠에서 깨보니 어김없이 해가 동쪽에서 떴다"며 "박 대통령이 비록 대통령직을 억울하게 잃었지만 그보다 값진 법치 애국의 영원한 순교자가 되셨다"고 말했다.
사망자 3명이 발생하는 등 탄핵선고 당일 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된 것도 참가자가 줄어든 이유다. 자칫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공포감에 집회 참석을 포기한 시민들이 많아졌다.
10일 집회에 참석했던 강모씨(72)는 11일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강씨는 "지척에서 사람이 죽는 걸 목격했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폭력은 안되는데 그 선을 넘은 것 같아 이제 집회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 도심 파출소와 대한문 주변에 불을 지르려 하기도 했다. 11일 오후 1시쯤 서울 중구 태평로파출서 앞에 휘발유통 뚜껑을 열고 불을 지르겠다며 경찰을 위협한 친박단체 회원 2명과 경찰 검거를 방해한 2명 등 총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대한문 인근 태평로파출소 등의 장소에서 트럭 위에 올라 휘발유를 뿌리려고 시도했다.
탄핵 반대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사망·부상자도 속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위 관련 총 3명이 숨지고 시위대와 경찰을 포함해 60명 이상 부상자가 발생했다.
태극기 집회 주최 측은 "탄핵을 주도한 국회와 검찰, 헌재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김평화 기자 peace@, 윤준호 기자 hi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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