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도시락 가져온 노태우… 곰탕 먹은 노무현

감투봉 2017. 3. 16. 09:35

도시락 가져온 노태우곰탕 먹은 노무현

입력 : 2017.03.16 03:08 | 수정 : 2017.03.16 08:40

[전직 대통령 전례 보니]

출두후 수사 책임자와 티타임노태우 17시간, 노무현 13시간
'소환 불응' 전두환은 압송돼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 방식과 예우(禮遇) 수준에 대해 "전례(前例)를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과거 조사했던 노무현·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조사 과정을 참고하겠다는 것이다.

20094월 대검 중수부로 출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께) 면목이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 경호실이 내준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대검으로 왔다. 199511월 소환된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한 뒤 중수부 조사실로 향했다.

두 사람은 본격 조사를 받기에 앞서서 각각 수사 책임자인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 안강민 중수부장과 잠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검찰에 불려 온 전직 대통령이 수사 책임자와 티타임을 하는 것은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 차원도 있고, 긴장을 풀어주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안강민 검사장에게 "내가 재임할 때 지은 청사에서 내가 조사받게 됐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특별수사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등과 조사에 앞서 차를 마시며 잠시 대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199512월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이른바 '골목성명'을 낸 뒤 고향인 합천으로 내려갔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다른 경우다. 그는 검찰 직원들에 의해 압송돼 처음엔 서울구치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에 따라 검찰의 '예우'도 없었다.

전직 대통령들을 직접 조사한 것은 부장검사들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시 문영호 대검 중수2과장과 김진태 중수부연구관(전 검찰총장)이 조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병우 중수1과장이 조사했다. 중수부장은 조사실을 비춘 CC(폐쇄회로)TV를 통해 조사 상황을 체크하며 수시로 메모를 넣었다.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각 17시간과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갖고 온 일식 도시락과 죽으로 점심, 저녁을 해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이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시킨 특곰탕으로 저녁을 들었다. 검찰 관계자들이 몇 군데 식당에서 음식을 시켜본 뒤 점찍은 메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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