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갈 곳 잃은 보수층, 차선의 선택 '안철수'

감투봉 2017. 4. 9. 06:35
갈 곳 잃은 보수층, 차선의 선택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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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8 04:55:01크게보기작게보기프린트이메일 보내기목록

安 지지율, 지난주보다 16%P↑…안희정·이재명 지지층 흡수, 서울서도 문재인 지지 눌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 '양강 대결구도'가 형성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다 김종인 후보까지 포함하면 5자 내지 6자 구도라고는 하지만 선두의 두 후보를 제외하면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보수를 표방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지지율이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정체 내지 퇴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갈 곳 잃은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보수 후보 지지율 정체 현상을 가리켜 보수층의 '전략적 투표'라고 분석하고 있다. 좋아하고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선호 투표가 아니라 가장 싫어하는 후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악 내지 차선을 선택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주요 5대 정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 뒤 처음으로 지난 4∼6일 전국 성인 1천5명을 대상으로 한 4월 첫째 주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안 후보의 지지율이 전주보다 무려 16%포인트 급상승하며 35%를 기록했다. 문 후보도 경선이 끝난 효과로 전주보다 7%포인트 상승하며 38%로 변함없이 선두를 달렸지만, 둘 사이의 격차는 3%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7%,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4%,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를 기록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층 상당수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 일부를 끌어안은 반면 문 후보 쪽으로는 많이 가지 않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지역적으로도 안 지사의 '안방'인 충청권에서 안 후보가 42%의 지지율로 문 후보(39%)를 눌렀다. 중도 성향이 강한 서울에서도 안 후보가 39%로 문 후보(38%)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문 후보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이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탄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구경북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38%로 범보수 진영의 유 후보(15%)와 홍 후보(14%)를 앞섰다. 이는 홍 후보나 유 후보 쪽으로 가야 할 보수 성향표의 상당수가 안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이다.

이번 대선이 양강 경쟁구도 국면으로 들어섰으며 문 후보의 당선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보수 내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정서가 안 후보에게로 쏠린 것으로 여론조사기관 측은 설명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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