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패럴림픽]"메달 못 따도 자랑스러운 남편입니다"..신의현 아내가 말하다
김용일 입력 2018.03.10. 12:45
"메달 못 따도 자랑스러운 남편입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37·창성건설)의 아내인 베트남 출신 김희선(30) 씨는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긴장도, 부담도 컸던 첫 경기를 마친 남편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신의현이 2018 평창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종목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 후 패밀리 라운지 근처에서 만난 김 씨는 "메달 따면 좋았겠지만 못 따더라도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평창=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메달 못 따도 자랑스러운 남편입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37·창성건설)의 아내인 베트남 출신 김희선(30) 씨는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긴장도, 부담도 컸던 첫 경기를 마친 남편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신의현이 2018 평창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종목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는 10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대회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24분19초9로 5위를 기록했다. 초반 0.75㎞ 구간을 2분13초4에 주파하며 전체 20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3㎞ 구간에서 3위로 밀렸고, 첫 사격에서도 페널티를 받으며 선두권보다 18초 뒤졌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자국에서 열린 첫 패럴림픽을 무사히 마쳤다.
김 씨는 딸 신은겸(12) 아들 신병철(9)은 물론 시부모와 본부석 패밀리 라운지 근처 관중석에 앉아 남편을 응원했다. 힘차게 남편이 설원 위를 질주할 때마다 숨조리며 바라봤다.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관중석에서 아쉬운 탄식이 흘렀다. 경기 후 패밀리 라운지 근처에서 만난 김 씨는 “메달 따면 좋았겠지만 못 따더라도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패럴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신의현의 혹독한 세월을 함께 견딘 김 씨다. 신의현은 스물여섯이던 2006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뒤 장애 2급 판정을 받고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삶의 전환점을 두려고 선택한 건 결혼. 1년 뒤 베트남으로 날아가 당시 열 아홉살이던 아내를 만나(당시 이름 마이 킴 히엔) 4개월 만에 국제 결혼했다. 망연자실하던 그를 다시 일으켜세운 건 어머니 뿐 아니라 아내의 공이 컸다. 처음엔 사고 후유증에 시달린 남편의 예민한 성향에 상처도 받았다. 그러나 흔들림 없이 남편을 내조했다. 그러다가 신의현이 재활을 위해 2009년 휠체어 농구를 시작했다. 남편이 운동으로 활력을 찾으면서 비로소 김 씨도 한국에서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니게 됐다. 충남 공주에 지내면서 시어머니 밤농사를 돕고, 남매를 키우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랐다. 그러나 한, 중 요리사 자격증을 따내며 운동하는 남편에게 각종 영양식을 제공하는 것도 소홀히하지 않았다. 그는 “남편은 칼칼한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며 “제육볶음 등 (대회 전, 후) 최대한 먹고 싶은 것을 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내의 내조 속에서 신의현은 탁월한 운동 능력으로 3년 전 노르딕스키로 전환했다. 올림픽 직전 열린 지난달 핀란드 부오카티 세계장애인노르딕스키월드컵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좌식 7.5㎞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이전까지 은메달만 2개에 그친 한국 패럴림픽 역사에 사상 첫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았다. 비록 첫 날 메달 획득엔 실패했으나 아직 5경기가 남았다. 신의현은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에 각각 3경기씩 출전한다. 11일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 씨는 “솔직히 (대회 준비하면서) 남편이 워낙 예민했다. 가끔은 서운했으나 운동이란 게 워낙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남편이 화를 내거나 해도 다 받아주려고 했다”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위로의 말 뿐이더라”고 말했다. 결과를 떠나 자기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내 첫 경기를 부상 없이 소화한 것에 고마워했다. 그는 “지난해 평창 테스트이벤트 때는 금메달을 따지 않았느냐”며 “메달 따도 좋고, 못 따도 괜찮다. 남은 경기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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