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확진자 수에 안심했나?.. 황금연휴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종
이한호 입력 2020.05.02. 09:02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며칠째 저조한 수치에 머무는 와중 ‘황금연휴’가 시작돼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해진 모습이 보였다.
황금연휴의 시작인 30일 신규 확진자는 4명, 이튿날인 1일 확진자는 9명 집계됐다. 이중 국내 지역사회 감염자는 1명에 불과해 해외 유입 사례를 제외하면 국내 코로나19 확산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불과 한 두 달 전만해도 하루에 수백 명씩 신규 확진자가 확인됐던 것을 고려하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는 당초 지난달 20일까지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5일까지 완화된 형태로 연장하기로 발표했다. 5일까지 감소 추세가 계속되면 ‘생활 속 거리두기’ 태세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연일 계속된 한 자리수대의 신규 확진자와 국내 감염 ‘0’명이라는 수치에 고무된 듯 관광·유원지 곳곳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미리 그만 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어린이날이 포함된 연휴답게 인기 놀이공원에 빼곡히 모인 인파가 대표적이었다. 유원지를 찾은 사람 대부분 마스크는 착용했으나 곳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턱까지 내려 쓴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행진 공연 시간에는 어린 아이들부터 성인 보호자까지 옆 사람과 어깨를 맞대고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해운대나 한강공원처럼 지역주민들의 인기 쉼터 역시 붐비기는 매한가지였다. 한강공원 주요 주차장은 빈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차 있었고, 잔디밭은 수많은 차에서 내린 시민들로 메워졌다. 놀이공원만큼 혼잡한 인구밀도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종전 주말 등에 보였던 것에 비해 확연히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았다. 공원에 있는 동안은 주로 음식을 먹거나 서로 대화를 하기에 마스크 착용률은 놀이공원에 비해 더 낮았다.
본래 해외유입감염을 막기 위해 분주했던 공항은 이번 연휴에는 국내 관광객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그간 뜸했던 여행객들이 긴 연휴와 둔화된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틈타 일제히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평소 김포공항에 비할 수 없이 많은 인파를 자랑하던 인천국제공항이 한가했던 반면 국내선 중심인 김포공항은 혼잡했던 진풍경이 벌어졌다.
연휴 전날인 29일 저녁부터 시작된 극심한 차량 정체로 미루어 봤을 때, 여타 주요 관광지들 도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비록 감염 확률이 현저히 낮아지기는 했으나 예방 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모처럼 찾은 활기가 금세 사라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동아시아권 국가들을 보고 남일 대하듯 했던 북미·유럽권 국가 전역에 얼마나 빠르게 전염병이 확산됐는지를 잊지 말아야한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mailto: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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