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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이렇고 세월은 왜 저래도, 나훈아는 나훈아

감투봉 2020. 10. 6. 07:21

세상은 왜 이렇고 세월은 왜 저래도, 나훈아는 나훈아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입력 : 2020.10.04 20:36 수정 : 2020.10.04 20:40

KBS 한가위 기획 비대면 콘서트
전국 평균 시청률 30%에 육박
70대 나이 무색한 가창력·쇼맨십

 

지난 연휴 방송된 비대면 콘서트에서 나훈아가 입담을 뽐내고 있다. KBS 화면 캡처

 


올 추석 안방극장의 화제는 단연 가황(歌皇) 나훈아였다. 시청률 30%에 근접했던 나훈아 콘서트 실황 방송에 이어 그 뒷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시청률 18.7%를 기록했다. 중·노년층뿐 아니라 젊은층의 관심까지 두루 쏠려 전 세대가 ‘나훈아’로 들썩인 연휴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BS 2TV에서 방송한 나훈아 비대면 콘서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전국 평균 시청률 29.0%를 기록하며 ‘나훈아’에 쏠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부산 38.0%, 대구·구미 36.9%, 서울 30.0% 등 3개 지역에선 30%대를 돌파하기까지 했다. 콘서트 본공연에 미공개 영상, 제작 뒷이야기를 더해 지난 3일 방송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나훈아 스페셜) 역시 전국 평균 시청률 18.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지난 6개월간의 콘서트 준비 과정을 담은 <나훈아 스페셜>, 올여름 24년 만에 KBS를 찾은 나훈아는 콘서트 실황 방송을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콘서트는 지난 6월 대형 야외 공연을 목표로 준비가 시작됐지만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KBS홀에서의 비대면 공연으로 급히 변경됐다. 국내뿐 아니라 덴마크·짐바브웨·호주·러시아 등 전 세계 시청자 1000명에게 온라인 방청권이 주어졌다. 첫 비대면 공연을 마친 나훈아는 이훈희 KBS 제작2본부장에게 “정말 힘들었다”면서도 “보이지도 않는 이상한 것 때문에 절대 내가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물러서지 않은’ 나훈아의 기개는 빛을 발했다. 70대의 나이가 무색한 가창력과 쇼맨십, 화려한 무대 연출에 중·노년층뿐 아니라 청년층도 환호했다. 장장 2시간30분 동안 ‘고향역’ ‘홍시’ ‘사랑’ ‘무시로’ ‘18세 순이’ ‘잡초’ ‘청춘을 돌려다오’ 등 29곡을 지친 기색도 없이 열창한 나훈아는 민소매 셔츠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 그 이상의 ‘청춘’을 브라운관에 선사했다. 무대를 가르는 거대한 배와 기차, 하늘을 날고 바다로 빠지는 무대 연출 등 나훈아 콘서트 특유의 압도적 스케일에 더해 국악에서 록까지 다양하게 선보인 음악적 스펙트럼, 무대 위에서 보란 듯이 의상을 갈아입는 재치 등에 젊은 세대들도 열광했다. 방송 당시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는 나훈아 관련 키워드로 도배됐고, 멜론 등 주요 음원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권에 나훈아의 이름이 올랐다.

 

나훈아의 입담 역시 화제가 됐다. 소크라테스에게 “세상이 왜 이래” “세월은 또 왜 저래” 묻는 신곡 ‘테스형!’을 부른 직후 나훈아는 “물어봤더니 테스형도 모른다고 한다”면서 너스레를 떨더니 “여러분,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것”이라고 외치며 분위기를 단번에 뒤바꿨다. 나훈아는 공연에 앞서 “단순 방송 출연이 아닌 온 국민과 함께 힘을 내고 희망을 전달하는 취지에서 기획된 공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을 이유로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은 광고가 다수 붙었지만 중간 광고는 없었다. 다시보기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