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위 확정 그 순간..눈물 터진 경수 형 "PO에선 나도 잘 할게" [스경X현장]
대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입력 2020.10.31. 07:30
KT 박경수가 30일 대전 한화전을 마치며 정규시즌 2위가 확정되자 감격해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2-4로 뒤지던 7회말. 3루측 원정 응원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KT 3루수 황재균은 슬쩍 더그아웃을 쳐다보더니 미소지었다. 미소는 KT 선수들에게 금세 전파됐다.
운명의 10월 30일. KT가 대전구장에서 7회말 한화에 뒤지고 있을 때, 문학구장에서 LG-SK전이 먼저 끝났다. 9회초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LG는 2-3으로 졌다. 가장 먼저 끝난 잠실구장에서 두산이 키움을 2-0으로 누르면서 KT와 LG의 싸움으로 완전히 좁혀졌던 2위 전쟁은 KT의 승리로 끝났다. LG의 패배로 KT는 최종전에서 지고도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문학구장의 LG-SK전이 끝나자마자 대전구장의 KT 팬들이 그라운드의 선수들에게 함성으로 신호를 보냈고 KT 선수들은 7회말을 마친 뒤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는 한화의 4-3 승리로 끝났지만 KT 선수단도 환하게 웃었다.
2015년 1군리그 합류한 이래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다 2018년에는 9위를 기록, 만년 꼴찌라 불리던 KT는 지난해 6위로 올라선 뒤 올해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경사도 모자라 치열했던 2위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됐다. 특히 순위싸움의 절정이었던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7승3패를 달리는 뒷심으로 같은 기간 3승1무3패에 머문 LG를 밀어내고 2위를 차지했다.
최하위권이었던 KT를 2위까지 끌어올린 이강철 KT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이기지는 못했지만 한 시즌 동안 선수들 정말 수고 많았다. 주장 유한준부터 막내 소형준까지 ‘팀 KT’가 되어 달성한 성과다.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절실함이 있어 운도 따랐던 것 같다”며 “원정까지 오신 팬들과 수원에서 단체 응원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KT 선수단이 30일 대전 한화전을 마치고 정규시즌 2위를 확정한 뒤 KT 원정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 끌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KT는 이틀 간 쉰 뒤 11월2일부터 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간다. 이강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는 기본에 충실하며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처음 가는 길이지만 끝은 정해져 있지 않기에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에는 끌어안고 마음껏 환호했다. 그 중에서도 2003년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 보지 못한 베테랑 박경수는 눈물을 터뜨렸다. 선수들을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이를 지켜본 유한준 등 다른 선수들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규시즌 막바지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재활에 속도를 낸 박경수는 최근 합류해 교체 출전하며 가을야구에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수단 가운데서도 가장 깊은 감격에 젖었다.
박경수는 “감독님과 코치님들, 사장님, 단장님. 그리고 한준이 형을 비롯해서 막내 형준이까지 전부 다 너무너무 감사하다”며 “팀이 가장 중요한 때에 부상으로 도움되지 못해 고참으로서 정말 죄송한 마음이 크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잘 준비해서 플레이오프 때는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정말로 팬들과 같이 즐겨보고 싶다”고 외쳤다.
KT는 이날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를 무료로 개방해 팬 1800명과 전광판을 통해 단체 응원을 펼쳤다. 박경수의 바람대로, 수원과 대전에서 KT 팬들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의 설렘에 환호하며 축제를 즐길 준비를 시작했다.
대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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