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M&A]요기요 등판, 항공빅딜 대기..내년 더 큰장 선다
김성훈 입력 2020. 12. 31. 00:21
연말 빅딜에 내년 M&A 시장 기대감
배달앱 시장2위 '요기요' 매물 등장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도 관심사
자금 충분한 PEF 참전 여부에 관심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연말 열기를 머금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내년도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해를 앞두고 시장에 등장한 대형 매물을 필두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보유한 매물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초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장(場)이 펼쳐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PEF 운용사들이 소진하지 못한 수십조원 규모의 펀드 자금까지 충분한 상황에서 매물 경쟁이 가속화할 경우 시장 열기가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M&A 시장 연말 빅딜로 하반기 가파른 회복
이데일리가 하나금융투자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분기(10~12월) 기업 경영권 인수 거래액은 잔금 납입 완료 기준 12조 353억원이다. 이는 2017년(6조8000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같은 기간 거래건수는 48건을 기록하며 2005년(45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건수만 보면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았지만 거래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 여파로 작게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단위 ‘스몰캡 딜’은 급감한 반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빅딜은 꾸준히 성사되며 전체 거래액 규모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여세를 몰아 연말에 잇달아 빅딜을 이끌어낸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달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은 한진중공업(097230), 현대중공업 컨소시엄 품에 안긴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오는 2022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천억대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마친 CJ올리브영 등이 대표적이다.
M&A 시장의 시선은 벌써부터 내년을 향하고 있다. 예상 밸류에이션(기업가치)만 최대 2조원에 육박하는 배달서비스 ‘요기요’가 시장에 나올 채비를 갖추면서 분위기를 달구고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8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운영하는 DHK의 지분 전량을 6개월 안에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DH는 공정위 결정 수용 입장을 내고 ‘요기요’ 매각 방침을 공식화했다.
시장에서는 요기요 인수와 동시에 배달앱 업계 2위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점,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활성화로 시장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는다.
요기요 인수를 통해 배달앱 진출을 노리는 대형 온라인 기반 사업자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확보한 대형 온라인 인프라에 배달업이 낼 수 있는 사업 시너지가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탄 아직 충분하다’…PEF 참전 여부 주목
요기요 외에도 인수·합병 절차를 진행 중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도 관심사다. 양사 통합방식에 반대한 행동주의 사모펀드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분야별 전문가로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내년 3월 17일까지 통합 계획안을 작성하기로 돼 있어 3개월 정도 실사하고 통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비교해 비용구조와 계약관계를 살펴보는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할 방침이다.
연말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내년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국내 PEF들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대형 PEF를 중심으로 드라이파우더(펀드 내 미소진 금액)가 충분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지난 5월 68억달러(8조원) 규모 5호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은 펀드) 조성에 성공했고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약 3조8000억원의 3호 펀드 결성을 완료한 뒤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부를 인수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도 2조20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면서 실탄을 확보해둔 상태다.
반대로 국내 PEF들이 품고 있다가 시장에 내놓은 매물들이 내년에 새 주인을 찾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IMM PE가 매각 작업에 나선 의류종합쇼핑몰 ‘W컨셉’, 올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가 불발된 뒤 새주인 찾기에 나선 웰투시인베스트먼트의 ‘로젠택배’, 코로나19로 몸값이 부쩍 높아진 H&Q의 ‘잡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몸값만 최고 수조원대에 달하는 두산공작기계와 쌍용양회(003410), 한온시스템(018880), 대한전선(001440) 등 라지캡(시가총액 상위기업) 매물 등장 전망까지 나오면서 내년 시장 분위기에 관심이 쏠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분위기를 끌어올린 데 이어 내년에도 시장에 나올 매물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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