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출정 70주년 기념식
김성진 입력 2021. 04. 25. 20:24
칠곡군 '보은의 생일 도시락' 공수 대접..참전용사 후손들 애국가·아리랑 불러 '뭉클'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출정 70주년 기념식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한국전 참전 기념탑 앞에서 열린 한국전 출정식 70주년 기념식에 모인 참전용사들과 후손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에서 한국전 출정 70주년 기념식과 함께 최근 별세한 고 멜레세 테세마 협회장 추도식을 했습니다.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회관에 내걸린 고 멜레세 협회장 추모 사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회관 정문 위에 내걸린 고 멜레세 테세마 참전용사협회장 사진.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1951년 4월 24일 이역만리 생면부지의 땅 한국을 돕기 위해 유엔군의 일원으로 떠난 지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국전 출정 70년만에 다시 모인 에티오피아 노병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한국전 참전 기념탑 부근 공원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참전용사들. 가슴에 달린 훈장이 눈에 띈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증가한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거동이 가능한 참전용사 20여 명과 그 후손들, 멜레세 협회장 가족 대표, 박석제 한인회 신임 회장 등이 마스크를 쓰고 모였습니다.
한국전 참전 70주년 기념식에서 묵념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한국전 출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참전용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을 하고 있다. 이들은 1951년 이날 하일레 셀레시에 황제가 선친의 애마였던 '강뉴' 이름을 따라 붙인 황제 근위대 중심의 보병부대 일원으로 1만㎞ 떨어진 한국으로 출정했다. 강뉴는 현지 암하라어로 '민첩하게, 강렬하게'라는 의미로 황제가 출정식에서 "등을 보이지 말라, 후퇴하지 말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싸우라"는 뜻으로 하사했다고 한다. 실제로 강뉴 부대는 황제의 특명을 따라 '철의 삼각지' 공방전에서 단 한 차례도 고지를 내주지 않는 등 253전 불패의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전사할지언정 포로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옥선 참전용사후원회 지부장은 "참전용사들이 고령이시라 올해 특별한 70주년 행사를 안 하면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분들도 있어 50명 안팎이나마 소규모로 모여 행사를 진행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 전사자 추모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아디스아바바 트리니티 교회에 있는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 무덤의 지하에 안장된 한국전 참전 전사자 122명의 사진 영정 앞에서 하옥선 지부장이 추모하고 있다. 참전용사들은 황제 근위대 출신이어서 황제 무덤 아래 함께 묻혔다. 사진이 없이 이름과 십자가만 표시된 영정은 참전 당시 너무 젊어 유가족과 사진을 찾을 수 없는 용사라고 한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한국전에서 전사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122명의 무덤에서 추모예배를 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 당시 전사자들의 시신을 한 명도 빠짐없이 조국으로 운구해왔습니다.
황제의 무덤과 한국전 참전용사 122명이 모셔진 트리니티 교회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 한국전 참전용사 전사자들이 모셔진 트리니티 교회의 모습.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참전용사 기념탑에서 기념식을 간단히 하고 식사와 선물 전달을 했습니다.
참전용사들이 묻혀 있는 트리니티 교회로 가는 입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트리니티 교회로 가는 부지 정문 입구에 걸린 에티오피아 정교회 성화들이 이채롭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정성 들여 마련해 공수한 '보은의 도시락'이 대접 됐습니다. 도시락에는 용사들이 한국전 참전을 위해 떠난 날이 또 다른 생일이라는 의미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케이크, 미역국, 잡채, 약밥 등이 포함됐습니다.
참전용사들을 위해 칠곡군에서 차린 '보은'의 생일 도시락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경북 칠곡군에서 공수해 온 '보은의 도시락'이 참전용사들 앞에 차려진 모습. 이들의 참전일은 한국민으로서 다시 태어난 날과 같기 때문에 칠곡군의 한 건어물 장사를 하는 분이 참전용사들의 70세 생일로 끓여드리고 싶다 해서 미역국도 같이 마련됐다고 한다. 도시락 포장지에는 백선기 칠곡군수와 생전의 멜레세 회장 포옹 장면과 감사의 글귀가 에티오피아 현지어와 한글로 실려 있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 멜레세 회장은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칠곡군을 방문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었습니다.
'할아버지 한국서 보내온 생일 도시락 맛있게 드세요'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이 참전용사할아버지에게 칠곡군에서 보내온 '생일 도시락'을 건네고 있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칠곡군에서 마련한 생일 선물로는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중요한 물품을 잃어버리지 않고 쉽게 보관할 수 있도록 양가죽으로 만든 손가방 50개가 전달됐습니다.
둘러앉아 한국 생일상 도시락 드는 참전용사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한국서 보내온 참전 70주년 기념 '생일 도시락'을 파라솔 밑에 모여 담소하며 들고 있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참전용사 어르신들 위한 생일선물 양가죽 손가방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칠곡군에서 마련해 참전용사들에게 전달한 50개의 양가죽 손가방. 고령으로 물건 분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뜻을 담았다고 한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의 참전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다시 태어난 날과 같다는 백선기 칠곡군수의 생일 축하 편지 대독과 함께 특히 참전용사 후손 손자·손녀들이 애국가와 아리랑을 불러드려 참전용사들이 감격했습니다.
애국가와 아리랑 합창하는 참전용사 후손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24일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이 애국가와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 '강뉴 합창단' 소속인 이들은 한글교실에도 참가하며 행사 때마다 한국 노래를 선보인다고 한다. 이날 한국전 참전행사는 묵념과 에티오피아 국가, 애국가를 같이 부르고 합창단의 선창으로 아리랑을 부를 때 참전용사들은 함께 손을 잡고 따라 부르며 가슴 뭉클해 했다고 한다. 2021.4.25 [하옥선 참전용사회 지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에티오피아는 한국전 참전 당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특명으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전투보병을 파견해 연인원 6천37명의 '강뉴' 부대가 참전했습니다. 지금 생존한 참전용사는 115명으로 대부분 90대입니다.
이날 행사는 에티오피아 현지 라디오, TV 등도 관심을 보여 취재를 했다고 합니다.
유엔군 일원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한국해비타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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