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먹고살만 하지?" 아버지의 폭탄 선언…그길로 600억 기부했다
10일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가운데)과 부인 최기주 여사(왼쪽)가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게 서울대 문화관 재건립을 위한 기부금 쾌척에 대해 감사패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대]
▲...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 부부
9일 서울대 문화관에 100억
"재산 절반 기부" 약속 완수
4년전 `미래 100년`위한 결심
아들도 흔쾌히 기부 동의
`종하 이노베이션센터` 330억 등
IT인재 양성·벤처육성 매진
아들아, 먹고살 만하니?"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86)은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은 2017년 장남인 이상현 부회장을 불러 이렇게 물었다.
영문을 모르는 아들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이 회장은 폭탄선언을 했다. 다가오는 미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보유 재산의 절반인 60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부인 최기주 여사와 함께 서울대 문화관 재건립을 위해 100억원을 쾌척하면서 4년 전 약속했던 '생전 600억원 기부'를 완수했다.
이 회장이 기부를 결심한 것은 인재 육성이 국가 발전의 밑거름이라는 뚜렷한 신념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1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연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보유한 자원은 오직 인재뿐인데 소프트웨어 인재를 활용하면 정보기술(IT) 선진국을 넘어 리딩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며 "한국 국민에게는 이를 가능하게 할 정신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좇는 경향이 있는데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기술인재 육성을 위해 기부에 나서게 된 신념을 밝혔다.
이 회장은 한국을 IT 선진국으로 이끈 1세대 창업 기업인이다. 일찌감치 미국으로 유학을 가 IBM에 취직하면서 컴퓨터라는 신문물을 접하고 1967년 휴가차 잠시 고국에 귀국한 것이 창업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한국에는 국내 1호 컴퓨터인 일본 후지쓰의 '파콤 222'가 들어온다.
그는 "산업 발전을 위해 컴퓨터를 들여왔는데 그걸 운영할 사람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국 1호 컴퓨터가 고철이 되면 산업 발전이 10년은 늦어지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어 한국에 남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설립된 초대 '한국전자계산소'가 KCC정보통신의 전신이다.
이 회장은 2017년 사회적 공헌을 결심한 이후 사재 150억여 원을 출연해 설립한 '미래와 소프트웨어 재단'과 재단법인 '종하장학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기부, IT 인재 양성, 벤처 육성 등을 실천하고 있다. 2018년 서울대 정보문화학 기금교수 지원사업에 창의적 인재 육성과 연구 증진 등을 위해 추가로 1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77년 울산 종하체육관 건립 용지와 건설비용 등을 기부한 선친 이종하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지난해 노후화된 종하체육관을 창업·교육·문화 복합공간 '종하 이노베이션센터'로 재건립하는 데 건축비 전액인 33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 소식을 듣고 정보기술이 문화 창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취지에 공감해 자금을 기부하게 됐다. 서울대는 1985년 건축된 문화관 재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현상설계를 통해 설계안을 마련했는데 최첨단 공연·전시 기술이 담긴 블랙박스를 달 예정이다. 새 문화관은 울산에 건축되는 문화 복합공간과 콘텐츠 교류 등 협력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상현 부회장은 "아버님의 귀하신 뜻을 이어받아 서울대 문화관이 한국 문화예술 발전의 거점이자 세계 유수 대학과 나란히 할 수 있는 핵심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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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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