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돈벼락 새 역사’ 쓰는 화이자
30년 전 그리스 한 대학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로 일하던 청년이 지금은 전 세계 국가 수장들이 전화 통화를 못해 안달하는 몸이 됐다. 화이자 CEO 앨버트 불라(60)가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 백신 전쟁에서 최종 승자가 돼 전무후무한 대박 신화를 쓰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부모에게서 “융통성을 발휘해 기회를 포착하는” 생존법을 배웠다고 했다.
▶화이자가 코로나 백신 시장을 장악한 비결은 압도적 생산·유통 능력에 있다. 직영 공장 9곳, 위탁 공장 20곳을 돌려 올해만 백신 30억개를 생산했다. 유통에 필요한 초저온 박스를 자체 제작했고, 여기에 들어가는 드라이아이스를 공급하기 위해 드라이아이스 공장까지 지었다. 그 결과 화이자 백신의 미국·유럽 시장점유율이 70~80%에 달한다. 올해 백신 판매액이 360억달러(약 43조원)에 이르고 이익률은 50%를 웃돈다.
▶갑질도 엄청났다. 백신 수입국에 도입량, 단가를 발설하지 말라는 비밀 유지 각서를 받았다. 수입국에 국유 자산을 담보물로 요구했다. 부작용에 대한 면책을 요구하고, 가격 질서를 교란할까 봐 수입국의 백신 기부까지 금지시켰다. 화이자의 한 직원은 “수많은 나라와 동시다발로 계약 협상을 진행하면서, 상대 정부가 얼마나 빨리 (우리 요구에) 응하느냐에 따라 계약 체결 여부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화이자 역사를 보면 대형 재난을 성장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남북전쟁 땐 구충제로, 2차 대전 땐 페니실린 대량 생산 기술로 연합군 항생제 수요를 싹쓸이했다. 이번엔 코로나다. “코로나 백신이 돈벼락 역사를 새로 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까지 가세하면 화이자가 내년엔 세계 1위 제약사(현재 8위)로 등극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화이자 CEO 집 앞에선 “인류의 비극을 대박 기회로 삼는다”는 비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후손이 그런 욕을 먹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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