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일단 갈라서자, 나중에 합칠지언정…" 친박도 비박도 分黨 도장찍기 직전
- 전략적 결별론
"계속 싸울 바엔 차라리 分黨…
비박이 '보수 대연합' 파이 키워 대선 직전 다시 만나는 게 낫다"
- 비박, 이달안 결행 의지
주호영 "주류세력 교체 불가능"
정병국 "제3지대서 세력 키워 대선국면서 새누리 흡수하자"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문제를 놓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비박계는 유승민 의원 등 비박 인사가 전권(全權)을 갖는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친박계는 비박 인사가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은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싸움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여권(與圈)에선 "이럴 바엔 차라리 분당(分黨)한 뒤 나중에 다시 합치자"는 주장이 늘고 있다. 이른바 '전략적 결별론'이다.
◇"분당 후 대선 전 다시 합치자"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비주류에 줬지만 아무나 (추천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 비대위원장이 당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사람은 안 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유승민 의원의 전날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특히 정 원내대표의 이런 입장은 그를 원내대표로 밀어올린 친박계 의사로 받아들여지면서 양측 모두에서 "이제는 분당밖에 해법이 없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 양측에선 지금처럼 당권을 놓고 지루한 싸움만 하다간 동반 몰락한다는 우려가 많다. 새누리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계파 투쟁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조기에 갈라서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이런 판단에는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가 승리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인 비박계가 공언해온 당 주류 세력 교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비박계가 당을 나가 '제3지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을 영입하고, 친박계가 중심이 된 새누리당은 대선 직전에 비박 탈당 그룹과 연대하는 보수 대연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친박계의 이정현 전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집 나간 소가 송아지를 잉태해 집으로 돌아온단 얘기처럼 비박계가 새누리당을 나가 대선 후보를 영입한 뒤 대선 전에 다시 뭉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장우 전 최고위원도 "친박은 새누리당을 지키고 비박은 신당을 창당해 보수 진영의 파이를 키운 뒤 다시 만나는 게 낫다"고 했다.
친박 중진 유기준 의원은 "부부도 서로 안 맞을 땐 협의 이혼했다가 합치는 경우도 있지 않으냐"고 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대선 국면에선 1~2%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며 "친박과 비박이 전략적으로 결별한 뒤 대선 전 다시 합치자는 것"이라고 했다.
'탈당은 마지막 카드'라며 당내 투쟁에 주력해온 비박계도 "결별밖엔 답이 없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비박 중진 주호영 의원은 "수적 열세에 있는 비박계가 당 주류 세력을 교체해 재창당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당내 투쟁보단 탈당 동력을 잃기 전에 빨리 결행하는 게 낫다"고 했다. 정병국 의원도 "비박계가 탈당을 통해 '제3지대'에서 개헌파와 연대해 세력을 키우고, 나중에 친박만 남은 새누리당을 대선 국면에서 흡수 통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비박 '병문졸속' '금선탈각' 사이에서 고민
비박계는 이날 잇달아 모임을 갖고 집단 탈당할 경우 이달 안에 결행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탈당에 동참할 의원 수 등을 점검했다. 비박계에서는 최소 10명에서 원내교섭단체 결성이 가능한 20명까지도 동반 탈당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일부에서는 "결국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했던 의원 대다수가 동참해 30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하고 있다.
비박계의 핵심 A의원은 "비박계의 남은 고민은 어떻게 하면 '병문졸속(兵聞拙速)'과 '금선탈각(金蟬脫殼)'을 동시에 충족시키느냐"라고 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병문졸속이란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다소 서투르더라도 속전속결로 임해야 한다'는 뜻이고, 금선탈각은 매미가 허물을 벗고 빠져나오듯 주력을 한꺼번에 이동시켜야 반격의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이다.
A의원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박계가 얼마나 이른 시간에 탈당을 결행하느냐, 또 탈당 대열에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 핵심 인사들을 모두 동참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탈당했지만, 정국에 큰 영향이 없었던 점을 감안해 이번엔 최대한 탈당의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탈당 시기와 방법을 놓고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 측 간에 미묘한 입장 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의 본거지인 TK(대구·경북)를 지역구로 둔 유 의원은 명분 확보를 위해 조기 탈당에 주저하는 것 같고, 김 의원은 되도록 빨리 탈당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핵심 인사들을 탈당 열차에 모두 태우기 위해 좀 더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분당 후 대선 전 다시 합치자"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비주류에 줬지만 아무나 (추천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 비대위원장이 당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사람은 안 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유승민 의원의 전날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특히 정 원내대표의 이런 입장은 그를 원내대표로 밀어올린 친박계 의사로 받아들여지면서 양측 모두에서 "이제는 분당밖에 해법이 없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 양측에선 지금처럼 당권을 놓고 지루한 싸움만 하다간 동반 몰락한다는 우려가 많다. 새누리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계파 투쟁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조기에 갈라서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이런 판단에는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가 승리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인 비박계가 공언해온 당 주류 세력 교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비박계가 당을 나가 '제3지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을 영입하고, 친박계가 중심이 된 새누리당은 대선 직전에 비박 탈당 그룹과 연대하는 보수 대연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친박계의 이정현 전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집 나간 소가 송아지를 잉태해 집으로 돌아온단 얘기처럼 비박계가 새누리당을 나가 대선 후보를 영입한 뒤 대선 전에 다시 뭉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장우 전 최고위원도 "친박은 새누리당을 지키고 비박은 신당을 창당해 보수 진영의 파이를 키운 뒤 다시 만나는 게 낫다"고 했다.
친박 중진 유기준 의원은 "부부도 서로 안 맞을 땐 협의 이혼했다가 합치는 경우도 있지 않으냐"고 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대선 국면에선 1~2%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며 "친박과 비박이 전략적으로 결별한 뒤 대선 전 다시 합치자는 것"이라고 했다.
'탈당은 마지막 카드'라며 당내 투쟁에 주력해온 비박계도 "결별밖엔 답이 없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비박 중진 주호영 의원은 "수적 열세에 있는 비박계가 당 주류 세력을 교체해 재창당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당내 투쟁보단 탈당 동력을 잃기 전에 빨리 결행하는 게 낫다"고 했다. 정병국 의원도 "비박계가 탈당을 통해 '제3지대'에서 개헌파와 연대해 세력을 키우고, 나중에 친박만 남은 새누리당을 대선 국면에서 흡수 통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비박 '병문졸속' '금선탈각' 사이에서 고민
비박계는 이날 잇달아 모임을 갖고 집단 탈당할 경우 이달 안에 결행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탈당에 동참할 의원 수 등을 점검했다. 비박계에서는 최소 10명에서 원내교섭단체 결성이 가능한 20명까지도 동반 탈당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일부에서는 "결국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했던 의원 대다수가 동참해 30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하고 있다.
비박계의 핵심 A의원은 "비박계의 남은 고민은 어떻게 하면 '병문졸속(兵聞拙速)'과 '금선탈각(金蟬脫殼)'을 동시에 충족시키느냐"라고 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병문졸속이란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다소 서투르더라도 속전속결로 임해야 한다'는 뜻이고, 금선탈각은 매미가 허물을 벗고 빠져나오듯 주력을 한꺼번에 이동시켜야 반격의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이다.
A의원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박계가 얼마나 이른 시간에 탈당을 결행하느냐, 또 탈당 대열에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 핵심 인사들을 모두 동참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탈당했지만, 정국에 큰 영향이 없었던 점을 감안해 이번엔 최대한 탈당의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탈당 시기와 방법을 놓고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 측 간에 미묘한 입장 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의 본거지인 TK(대구·경북)를 지역구로 둔 유 의원은 명분 확보를 위해 조기 탈당에 주저하는 것 같고, 김 의원은 되도록 빨리 탈당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핵심 인사들을 탈당 열차에 모두 태우기 위해 좀 더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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