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최순실 개입 없다더니..자기 모순에 빠진 대통령
박세용 기자 입력 2017.01.26 21:25 수정 2017.01.26 22:00 댓글 1751개
<앵커>
지금까지 보신 박 대통령의 발언이 과연 사실인지 오늘(26일) <사실은> 코너에서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먼저 대통령이 최순실 씨한테 도움을 받은 건 연설문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사실입니까?
<기자>
확인해보면 사실이 아닙니다.
박 대통령이 인사에서는 최순실 씨 개입이 없다고 이야기해왔는데 어제는 문화 쪽에서는 최 씨의 영향력이 조금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면 김종덕 전 문화부 장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같은 경우에 최 씨의 추천을 받아 임명됐다는 사실이 지금까지 재판 과정을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연설문만 도움받았다는 말은 자기 모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자기 모순이다. (네.) 또 도움을 일정 기간만 받았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건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국민 사과를 할 때 정확히 뭐라고 했냐면, '취임 후 일정 기간' 도움을 받았고 청와대 보좌 체제가 완비된 뒤에는 그만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제도 같은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청와대 기밀 문건이 유출된 시점을 살펴보면 2013년에 37건이고, 2014년, 2015년에도 5건씩 계속 유출됩니다.
2015년만 해도 국정 3년 차였잖아요? 그런데 박 대통령의 주장대로라면 이때까지도 청와대의 보좌체제가 완비되지 않았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문건들 이야기잖아요, 기밀문건은 없었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진짜 없었나요?
<기자>
최순실 씨가 정책과 기밀을 알았다는 건 아예 말이 안 된다고 했거든요.
마찬가지로 거짓말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최순실 씨가 헌재에 나와 뭐라고 했냐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표를 미리 받아봤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공무상 비밀이잖아요.
국정원 인선안과 중국 특사단 자료, 국무회의 지시 사항, 한미 정상회담 관련 문건 같은 게 다 넘어갔거든요.
(국가정보원의 인선안….) 네, 그렇습니다. 최 씨가 문서를 넘겨줬다는 정호선 전 비서관과 나눈 통화, 그리고 문자메시지가 2천 건이 넘습니다.
<앵커>
그 외에 박 대통령은 탄핵 심판 쟁점에 관련된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대통령이 집중적으로 부인했던 루머, 이를테면 향정신성 의약품을 먹고 청와대에서 굿을 한 것 아니냐, 아니면 정유라 씨가 딸이라는 루머들을 부인했는데 이런 것들은 사실 탄핵 사유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국회 측이 정리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 사유를 보면, 크게 두 가지거든요.
하나가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해서 재단 설립하려고 사실상 대기업 돈을 뜯었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현대차 같은 대기업이 최순실 씨에게 특혜를 주도록 했다는 겁니다.
근데 이런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고요.
혹시 나중에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한 것 같습니다.
세월호 7시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아예 이런 부분에 대한 질문을 처음부터 하지 않을 보수 언론인을 인터뷰 상대로 고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리하면 어제 인터뷰는 헌재 심판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내일부터 설 연휴잖아요? (그렇죠.) 여론전을 앞두고 본인 하고 싶은 말만 한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박 대통령 인터뷰 관련해 좀 더 따져볼 것들도 많기 때문에 잠시 뒤에 다시 한번 <사실은> 코너 진행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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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시 <사실은> 코너입니다. 박세용 기자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어제 인터뷰 내용, 조목조목 좀 더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대통령이 어제 탄핵반대 집회에 대해서 언급을 했어요.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 숫자가 촛불집회 숫자보다 2배 넘게 많다, 이게 사실이냐고 물어보는 것조차 민망하긴 합니다마는 사실입니까?
<기자>
박 대통령이 아마 이 숫자를 보고 그 이야기를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경찰청이 1월 8일 날 집회 인원을 발표했는데요, 촛불집회가 2만 4천 명, 그리고 탄핵 반대 집회가 3만 7천 명입니다.
집계 방식이 좀 이상한데요, 촛불집회는 광화문만 집계를 한 거고요, 탄핵 반대 집회는 광화문, 그리고 강남, 그날 두 군데서 집회가 있었거든요. 이 숫자를 합한 겁니다.
방식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이야기처럼 2배가 넘느냐 계산해보면 그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이제 2배가 되지 않는 거고요, 집계 방식에 대해 말이 많이 나오니까 경찰이 그 뒤로는 숫자 공개를 아예 안 합니다.
그러니까 또 무슨 일이 벌어지냐면, 탄핵 반대 집회 쪽에서 참가자 수를 좀 과장하는 거 아니냐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지난 21일 날, 왼쪽 그림인데요, 대한문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는데 당시 주최 측이 150만 명이 모였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난 해 5차 촛불집회거든요.
그날 이제 150만 명이 서울에서 모였는데, 그림 비교를 좀 해봤습니다.
한눈에 봐도 훨씬 더 적어 보이잖아요.
탄핵 반대 집회 주최 측의 과장이 조금 심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어제 블랙리스트 관련해서도 언급을 했는데, 모르는 일이라고 이야기를 했잖아요.
<기자>
그것은 거의 거짓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왜냐면, 블랙리스트라는 게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좌파 인사로 낙인을 찍어서 정부 지원에서 배제한다는 거잖아요.
문체부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을 박 대통령이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유진룡 전 장관이 2014년에 박 대통령을 2번 만났거든요.
지금 유 전 장관의 모습이 나오는데, 대통령한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직언했는데 대통령이 묵묵부답, 아무 말도 안 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이 사안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앵커>
혹시라도 지금 거의 거짓이라고 했으니까 대통령이 어떤 리스트는 봤는데, 그게 이런 문화계 인사들을 구분해 내기 위한 블랙리스트인 줄은 몰랐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대통령 비서실이나 문체부에서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를 실무적으로 쓴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박 대통령이 저렇게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것 같습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박세용 기자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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