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추천→朴 지시→安 실행' 금융권도 '인사 개입' 후폭풍
오상헌 기자 입력 2017.02.02 15:13 댓글 0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독일 현지 재산관리 등을 도운 한 시중은행 해외 지점장의 임원 승진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씨 모녀의 독일 현지 대출 특혜 논란과 외환거래법 위반 의혹에 이어 금융권 인사 개입설까지 확전 양상이다.
최순실의 금융권 인사 농단 확인될까 노심초사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독일 현지 재산관리 등을 도운 한 시중은행 해외 지점장의 임원 승진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씨 모녀의 독일 현지 대출 특혜 논란과 외환거래법 위반 의혹에 이어 금융권 인사 개입설까지 확전 양상이다.
2일 법조·금융업계에 따르면, 특검은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안 전 수석에게 이상화 KEB하나은행 삼성타운지점장(현 글로벌영업2본부장)을 승진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독일 현지 법인장을 지낸 이 본부장은 최씨 모녀의 독일 재산을 관리해 준 조력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본부장은 2015년 말 독일 법인장 시절 만 19세였던 최씨의 딸 정유라씨(21)에게 38만유로(약 4억8000만원)를 대출해 줬다.
당시 이화여대 1학년이던 정씨는 최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 '재직증명서'를 근거로 하나은행 압구정지점에서 외환지급보증서(스탠바이 신용장)를 발급받은 후 이를 근거로 대출을 받아 특혜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 본부장은 법인장을 마치고 귀국을 앞둔 지난해 초 1월7일자로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이후 한 달도 채 안돼 글로벌영업2본부를 담당하는 임원(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국내 지점장 발령 후에도 실제 지점에 근무한 기간은 일주일 미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당시 이 본부장이 최씨를 도와준 대가로 임원 승진을 약속받고 귀국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의 하나은행 종합검사 과정에서 특혜대출과 인사 청탁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나은행도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한 인사였을 뿐, 정권 차원의 외압이나 청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 이 본부장의 승진이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이 안 전 수석의 진술로 확인됐다. 특검은 최씨가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를 통해 공적개발원조(ODA)를 빼돌리려고 청와대에 추천한 유재경 미얀마 대사도 삼성전기 유럽 법인장 시절 독일에서 친분을 쌓은 이 본부장이 최씨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확인했다.
금융업계에선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른바 '설'로 나돌던 금융권 인사 개입이 사실로 확인되자 바짝 웅크린 모습이 역력하다. 최씨의 추천과 박 대통령의 지시, 청와대 핵심 실세와 장·차관의 실행으로 이어진 문화체육계 인사 농단과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문화체육계와 달리 이번 사태에서 한 발 비켜 서 있던 금융권으로 현 정권의 광범위한 인사 개입 의혹이 번질 수 있다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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