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김민중 기자] [(종합)14차 촛불집회 서울 40만명…법원 앞 사전집회 '이재용 구속' 요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다가오는 가운데 2월 첫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 수가 반등했다. 입춘을 맞아 포근해진 날씨 속에 전국 약 42만5000명(주최 추산)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4일 오후 5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월에는 탄핵하라'는 주제로 14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퇴도 촉구했다.
◇ 설 휴식 후 돌아온 촛불집회, 참가자↑
이날 오후 8시30분 기준 주최 추산 연인원 40만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설 직전 집회(32만명)보다 많은 규모다.
실제 현장에서 확인되는 참가자 수도 늘었다.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였던 1월 집회와 달리 이날 광화문 광장은 시위대로 가득 찼다. 광화문 광장 남단 동화면세점 일대까지 촛불집회 참여 시민들이 거리를 메웠다.
연인원을 뺀 일시점 최대인원 기준으로도 6만~7만명(추정치) 정도로 추산됐다. 2만~3만명에 그쳤던 1월에 비해 늘어난 규모다.
그동안 거의 모든 집회에 참여한 회사원 양모씨(31)는 "명절에도 촛불을 들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다"며 "최근 박 대통령이 인터넷 방송 인터뷰에 나가 잘못을 부인하고 특검의 압수수색을 방해하는 등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 집회를 한 번 쉬어서 그런가 싶다"고 말했다.
촛불집회는 지난해 10월29일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치러졌다. 지난주엔 설 명절을 맞아 처음 쉬었다.
경남 진주에서 엄마와 함께 온 중학생 하연주양(15)은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지 않았는지 걱정됐다"며 "집회에 참석해서 (시민들이)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심판 결정을 앞둔) 지금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집회는 문화공연과 연사들의 발언,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25일 특별검사팀에 강제 소환된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억울함을 호소하자 "염병하네"라고 맞받아쳐 유명세를 탄 임모씨(65)도 촛불집회 발언대에 섰다.
특검팀 사무실 청소 노동자인 임씨는 "당시 최씨가 호송차에서 내리자마자 큰소리를 치며 민주주의를 언급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 나 저절로 튀어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밤낮으로 고생하는 특검 관계자들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퇴진행동은 "2월 안에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오는 25일 전국적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25일은 박 대통령 취임 4주년이기도 하다.
◇ 법원 앞 사전집회 "이재용 구속"…법학교수 성명도
이날 오후 2시에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 법원 삼거리에서 사전집회도 열렸다. 지난달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 영장 기각 결정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주최 추산 시민 약 15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집회 후 삼성전자 서초사옥까지 행진했다.
전국 대학 법학과 교수 139명은 이 부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검이 구속 영장을 재청구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본 집회 참가자들은 저녁 7시30분부터는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총리공관 방면으로 행진했다. 집회는 밤 9시30분부터 정리 집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서울시청 인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주최로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11차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오후 2시부터 밤 8시까지 2부에 걸쳐 진행됐다. 경찰은 참가인원을 약 2만명 안팎(비공식 내부 추정치)으로 예측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에게 태극기 집회에 나오라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의 65번째 생일(2월2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176개 중대 1만4000명을 동원해 '촛불' 대 '태극기'의 충돌 등에 대비했으나 큰 충돌 없이 끝났다.
진달래 기자 aza@, 김민중 기자 mi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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