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한파 속 '탄핵 勢 대결'…큰 충돌 없이 종료

감투봉 2017. 2. 11. 22:17

한파 속 '탄핵 勢 대결'…큰 충돌 없이 종료


    입력 : 2017.02.11 14:29 | 수정 : 2017.02.11 20:24

    '촛불'과 '태극기' 총 10만명 인파 광화문에
    여야 대선주자 가세... 경찰 196개 중대 배치

    대보름을 맞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각각 외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양측의 충돌 양상은 오후 8시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양측이 모두 ‘충돌 자제’를 다짐한 데다, 각 집회의 공식 시작 시점이 3시간 시간차를 두고 차례로 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도 덕수궁 대한문 앞(탄핵 반대 측 집회)에서 광화문 광장(탄핵 찬성 측 집회)으로 가는 길목에 미리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양측의 접촉을 차단했다.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은 이날 2시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시작, ‘제12차 탄핵 무효 태극기 애국 집회’를 개최했다. 대한문 앞에서는 오후 1시30분부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거나 몸에 두른 참가자들이 모여 “탄핵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5시 숭례문·중앙일보사 방향으로 도로 행진을 한 뒤 다시 대한문 앞으로 다시 모여 참석자 자유발언을 하고 7시 반께 행사를 공식 종료했다. 이들의 행진 과정에서 일부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과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11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탄기국' 주최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이동휘 기자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900m 떨어진 광화문 광장에서 사전 문화행사를 거쳐 오후 6시부터 제15차 촛불 집회를 개최했다. 오후 7시 30분부터는 항상 하듯 청와대 방향으로 1차 행진을 한 다음 율곡로로 돌아와 헌재 쪽으로 2차 행진 중이다.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김은중 기자
    이날 양 집회는 ‘탄핵 심판이 지연되고, 기각 결정이 날 수도 있다’는 전망 속에 양측이 사활을 걸고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형국이어서, 탄핵 정국과 대선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낳았다.

    퇴진행동은 촛불 집회에 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론 4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대보름 촛불집회 총력투쟁’을 선언하고 대규모 동원령을 내린 데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주자들이 나오는 등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대거 몰려나왔지만 일반 시민들의 참석은 오히려 저조해 보였다.

    탄기국도 이날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2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 등에 따르면 실제 참가자는 5만여명으로 추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이날 양측 대규모 시위에 따라 무력 충돌 등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196개 중대 1만56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하고 대기했다.

    11일 오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고 있다./표태준 기자
    퇴진행동 측은 촛불 집회에 앞서 전날인 10일 오후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촉구하기 위한 ‘1박 2일 행진’을 벌였다. 금속노조 등이 주축을 이룬 300여 명의 시위대가 10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특검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을 거쳐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1박을 하고, 11일 여의도 국회를 거쳐 오후에 본 집회 장소인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이번 촛불집회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이 ‘총동원령’을 내렸다. 작년 12월 9일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가결시킨 이후 탄핵을 찬성하는 광화문 촛불 집회는 규모나 참석자 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 등이 이런 흐름을 다시 돌려놓겠다고 나선 것이다.

    반면 보수 단체가 주축을 이룬 탄기국의 ‘태극기 집회’는 계속 규모를 불려왔다.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과 서울시청앞 광장은 9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비슷한 지역과 시간대에 집회를 하는 데다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찰력을 배치해 충돌을 방지하려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걱정이 많다”고 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탄기국은 “어떤 경우에도 무저항·비폭력을 지키겠다”고 했고, 퇴진행동도 “철저히 충돌을 피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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