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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다운로드 앱 삼총사 "처음부터 해외시장 노렸죠"

감투봉 2017. 4. 3. 21:15

1억 다운로드 앱 삼총사 "처음부터 해외시장 노렸죠"

입력 : 2017.04.03 19:14 | 수정 : 2017.04.03 20:42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자사의 앱 로고를 들고 글로벌 시장 성공 비결을 말했다. 왼쪽부터 안세윤 제이피브라더스 이사, 신철호 OGQ 대표, 소셜앤모바일 김미재 이사. /구글코리아

국내 스타트업들이 하루 1만개가 넘게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 시장에서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하며 글로벌 성공 신화를 써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모바일 메모 앱인 '컬러노트'를 서비스하는 소셜앤모바일, 스마트폰용 배경화면 이미지를 제공하는 앱 '배경화면HD'를 만든 OGQ, 사진을 예쁘게 꾸며주는 카메라 필터 앱 '캔디카메라'를 제작한 제이피브라더스다. 토종 개발 업체인 이들은 사업 초기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그 결과 각각 월간 이용자가 2000만명이 넘고, 해외 200여 개국에서 30개 이상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전 세계 1억 다운로드를 넘은 국내 앱이 카카오톡·라인 등 10여개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한발 빠른 시장 선점, 철저한 이용자 분석 주효
컬러노트 앱은 2009년 출시됐다. 국내에 스마트폰이 대량 보급되기 직전이었다. 메모 앱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기록이 누적되며 꾸준히 쓰인다는 점에 주목해 개발에 착수했다. 컬러노트는 사용자들 피드백을 바탕으로, 간단하고 사용하기 쉬운 앱을 추구했다. 아기자기한 디자인보다 주제별로 메모 색깔이 9가지로 달라지는 등 직관성에도 신경을 썼다.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구동되도록 앱 크기도 줄였다. 이 앱은 단순함을 선호하는 미국 이용자들이 줄지어 다운로드하면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온라인 장터)에서 금세 소문이 났고, 저사양 스마트폰 이용자가 많은 인도·브라질 등 신흥개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현재 해외 이용자가 전체의 94%를 넘고 고작 직원 4명이 이용자 2000만명을 관리한다. 김미재 소셜앤모바일 이사는 "메모 앱 시장을 선점한 덕분에 에버노트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앱에도 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이미지 플랫폼 배경화면HD 앱은 매달 1억명 이상이 접속해 이미지 3500만장을 다운로드한다. 무료 백과사전 사이트 위키피디아처럼 전 세계 250만명이 참여해 사진·음악·영상 등을 올리면 사용자들이 원하는 파일을 다운받는 구조다. 글로벌 이용자가 전체 95%다. 신철호 OGQ 대표는 "직원 11명이 매일 내리는 폭설을 치우는 심정으로 글로벌 이용자들 의견에 응답한다"면서 "하루에도 수천 개씩 오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성실하고 빠르게 피드백하는 게 경쟁 앱 2만개를 제친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멋지게 찍은 철도 사진이 올라왔는데 누군가 '여기가 유태인 대량 학살 장소라는 것을 아느냐'고 항의해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면서 "이런 세부적인 내용까지 챙겨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했다.

캔디카메라 앱은 이용자 빅데이터 분석과 나라별 문화 특징을 살린 디테일로 글로벌 사용자들을 끌어들였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얼굴을 하얗게 만들어주는 필터, 브라질은 허리를 좁히고 골반을 늘려주는 필터 기능을 우선 제공하는 식이다. 또 라마단을 끝낸 이슬람권 이용자들을 겨냥해 '라마단 기간 동안 금식하느라 수고했다'는 메시지를 담은 스티커를 만들기도 했다. 안세윤 제이피브라더스 이사는 "2013년 처음 출시할 때 당시 유행했던 수백 개의 카메라 필터 앱을 모두 써보고 장점만을 편집해 새로운 창조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으로 이용자들 반응을 세밀하게 살핀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현재 캔디카메라 앱은 현재 234개국에서 31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삼성전자와 페이스북 등과도 제휴 서비스를 맺고 있다.

이들의 주요 수익원은 광고와 각종 부가 서비스다. 소셜앤모바일 김미재 이사는 "광고를 무작정 배치하면 광고 없는 다른 앱으로 금세 이용자가 옮겨가기 때문에 기능을 강화한 컬러노트 유료 버전과 광고를 최적화한 무료 버전을 낼 계획"이라고 했다. 캔디카메라 역시 서비스 이용이 끝난 후 광고를 노출시킨다.

◇세계 시장에 통할 잠재 스타트업 많아
요즘 벤처기업들 중에서 아예 처음부터 국내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을 목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2016년 한국스타트업생태계포럼이 스타트업 3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해외 시장에 진출했거나 현재 준비 중인 곳이 전체 응답 스타트업의 55.3%를 차지했다.

김미재 이사는 "처음 출시할 때부터 최소 10개국 언어로 서비스해 보라"고 조언했다. 신철호 대표는 "해외 지사나 해외 광고 없이도, 이용자 타기팅(targeting)과 분석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구글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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