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洪 "함께하자"… 김무성 "친박 청산부터 하라"

감투봉 2017. 4. 4. 07:09

洪 "함께하자"… 김무성 "친박 청산부터 하라"

입력 : 2017.04.04 03:03

- 홍준표, 바른정당에 적극 러브콜
의도적으로 유승민 배제 움직임… MB·JP 예방하며 통합 행보도
주호영 "앞으로 상황변화 봐야"

- 바른정당의 반응은 갈려
한쪽선 "洪이 웃기는 소리 한다"
다른 쪽선 "유승민 지지율이 계속 5% 밑돌면 연대 고려해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과 김무성 선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탄핵의 원인이 사라졌으니 다시 함께하자"고 했다. 홍 후보의 제안에 주 권한대행과 김 위원장은 가부(可否)를 명확히 표현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연일 '신경전'을 벌이는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바른정당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洪 "힘 합치자", 金·朱 "친박 청산부터"

홍 후보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인터뷰에서 "어제(2일) 주호영 권한대행, 김무성 위원장과 통화했는데 저는 그분들께 '함께 가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연대를 제안한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홍 후보는 "(바른정당과는) 같은 당이므로 '연대'가 아니고, 함께 다 (한국당으로) 들어오라는 것"이라며 "대선이라는 큰 판이 벌어졌기 때문에 앙금은 가라앉히고 우선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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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성질대로 살지말고 포용해라" -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방문해 이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보수 우파가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홍 후보가 전했다. /이덕훈 기자
바른정당 주 권한대행은 본지 통화에서 "홍 후보가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나'라고 해서 '홍 후보가 세탁기로 대한민국을 돌리겠다 했는데, 일단 그 집안부터 돌리고 청소해라'고 했다"며 "친박을 청산하라는 것은 국민적 요구이므로 이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주 권한대행은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 여러 상황 변화를 봐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홍 후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이지, 내가 먼저 하지 않았다. 통화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바른정당 한 의원은 "김 위원장도 주 권한대행과 비슷하게 '친박이나 먼저 청산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했다. 홍 후보와 김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아침에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후보의 움직임에 바른정당 반응은 갈리고 있다. 바른정당의 한 3선 의원은 "분당 원인인 핵심 친박들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홍 후보가 웃기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했지만, 다른 한 의원은 "4당 후보가 확정되는 4일 이후에도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5% 미만이면 홍 후보와의 연대를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홍 후보는 바른정당 의원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하면서도 이 통합 논의에 유승민 후보는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유 후보와 관련된 모든 질문에 "유 후보 얘기는 하지 말라" 등으로 일관했다.

洪 통합 행보… MB·JP도 예방

앞서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사무처 직원들과 한 월례 조회에서 당 화합과 결속을 강조했다. 그는 "여론조사에 현혹되지 말고 우리가 갈 길만 뚜벅뚜벅 가고, 맹렬한 선거운동을 하면 우리가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며 "당직자들과 의원들 전부 대동단결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또 "바른정당을 절대 욕하지 말라"며 "바른정당은 우리 당에서 부부싸움 하다 별거하는 중이지 아직 이혼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홍 후보는 동시에 당내 친박계에 대해서도 "이제 당에 친박은 없고, 친박들도 스스로가 친박은 없다고 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누굴 정리하는 '뺄셈 정치'는 안 된다"고 했다. 홍 후보는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당 사무총장에는 이철우 의원, 대변인에는 전희경 의원을 선임했다. 그러면서 강경 친박계로 꼽히는 김진태 의원을 강원 지역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등 친박 인사 들을 중앙과 지역 선대위에 두루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를 잇달아 예방했다. 홍 후보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당연히 합쳐야 하고, 보수 우파가 단결해야 한다. 네 성질대로 살지 말고 포용해라"라고 했고, 김 전 총리도 "우파 결집을 해서 대통령이 돼라"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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