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남용" VS "정상업무".. 갈림길 선 우병우
장혜진 입력 2017.04.11. 19:32 댓글 72개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전 '모든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법정에서 밝히겠다"며 법정으로 향했다.
이후 박 특검은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 반드시 우 전 수석을 구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고, 특검 바통을 이어받은 검찰 특수본이 직권남용·국회 위증 등 혐의로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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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통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하상윤 기자 |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우 전 수석 전담 수사팀장인 이근수(46)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 부장검사가 직접 출석해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출신인 위현석(51) 변호사와 역시 판사 출신인 여운국(49)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했다.
먼저 검찰이 영장에 기재한 범죄사실과 함께 구속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우 전 수석 측이 수사 내용을 반박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범죄사실을 둘러싸고 검찰과 변호인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심문시간이 길어지자 권 부장판사가 오후 한때 휴정하기도 했다.
검찰은 대통령 탄핵 등 국가적 위기 상황을 초래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우 전 수석의 책임론을 집중 부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보강수사를 거쳐 새로 밝혀낸 추가 혐의를 거론하며 구속 불가피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예방하고 사정 업무를 총괄하는 민정수석의 직위에 있으면서 최씨의 각종 사익 추구 행태에 눈감거나 도운 정황이 드러나는 등 직무유기 혐의가 명백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의혹 등이 불거지자 대책회의를 주도하며 진상을 은폐하려 한 것은 이번 사태에서 우 전 수석의 역할과 지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또 우 전 수석이 청와대의 지시나 요청에 반기를 든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외교부 등 공무원을 표적 감찰해 퇴출하는 등 권한을 남용한 죄질도 무겁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 전 수석 측은 위법한 요소 없이 정상적으로 사정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어진 권한 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합법적 통치행위를 보좌한 것일 뿐 직무를 소홀히 하거나 권력을 남용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우 전 수석의 영장심사는 지난 2월 21일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법원은 “범죄사실 소명 정도와 법률적 평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박 특검은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 반드시 우 전 수석을 구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고, 특검 바통을 이어받은 검찰 특수본이 직권남용·국회 위증 등 혐의로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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