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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 열개.

감투봉 2018. 1. 25. 17:05

 





   

오뎅 열개.
보람있는 말년위하여.  
막노동으로 생활비와 검정고시 학원비를 벌던 시절.
밥값이 없어 저녁은 거의 굶을 때가 많았다.
 
어느날 저녁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주머니에 400원 밖에 없었다.
오뎅 한 개 사 먹고, 국물만 열번 떠 먹었다. 
그런 내가 안쓰러웠던지
아주머니가 오뎅을 열 개나 주었다.
"어차피 퉁퉁 불어서 팔지도 못하니까 그냥 먹어요."
허겁지겁 먹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그 후에도 퉁퉁 불어버린 오뎅을 거저 얻어 먹곤 했다.
 
그때 저는 아주머니께 나중에 능력이 생기면
꼭 갚아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교도 졸업하고,
운 좋게도 대기업 인사과에 취직이 되었다.
 
아직도 그 포장마차가 그 곳에 있을까 싶어 찾아가 보았다.
6년 만이었다.
여전히 장사를 하고 계셨다.
그런데 아주머니 옆에 아들이 함께 있었는데, 
​다리를 심하게 저는 뇌성마비 장애인이었다.
장애인이라 마땅한 취직 자리가 없어서
​ 안타까워하는 아주머니가 안쓰러웠다.
 
우리 회사는 장애인을 전문으로 채용하는
​ 사회적 기업이었다.
급여는 많지 않았지만, 
 58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학자금도 보장되는 회사. 
당장 회사 부장님께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얘기를 다 듣고 난 부장님은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아들이 채용되자 아주머니는
​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셨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죠?"
나는 대답했다.
"제가 먼저 빚 졌잖아요.그걸 갚았을 뿐인걸요."
나에게는 어렵지 않는 일이
그 분에게는 절실한 일이었고,
나에게는 꼭 필요한 
그 분이 필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당신의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몇 백배의 가치를 가집니다. 
그사람에게는 진정한 오뎅국물 한컵이라도 
큰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아쉬위지는 


따뚯한 나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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