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김경수 특검 재출석, 아수라장 속 '여유로운 미소'

감투봉 2018. 8. 9. 15:49

[TF현장] 김경수 특검 재출석, 아수라장 속 '여유로운 미소' (영상)

입력: 2018.08.09 11:45 / 수정: 2018.08.09 14:00

김경수(가운데)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특검 조사를 위해 재소환된 가운데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수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출석한 모습. /서초=이덕인 기자
김경수(가운데)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특검 조사를 위해 재소환된 가운데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수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출석한 모습. /서초=이덕인 기자

지지 vs 규탄 시위 팽팽히 대치…김경수 "진실 특검" 강조

[더팩트ㅣ서초=임현경 인턴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당당한 걸음으로 도로 한복판에 서자 한쪽에선 장미꽃, 다른 한쪽에선 거친 욕설이 날아왔다.

김 지사는 9일 오전 '드루킹' 댓글공작과 관련한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드루킹' 특검에 출석했다.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서는 김 지사의 지지자들과 김 지사의 처벌을 원하는 보수 단체가 맞불 집회를 벌였다. 차량을 통제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살피는 500여명의 경찰과 100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인 현장은 시끌벅적했다.

김 지사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노란 바람개비와 경남의 도화(道化)인 장미꽃을 들고 그의 결백을 주장했다. 반대쪽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으며 대형 스피커와 확성기 등을 동원해 김 지사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른 아침부터 대로에 울려 퍼졌던 외침은 김 지사의 소환 시각인 오전 9시 30분이 가까워지자 더욱 격렬해졌다. 일부 보수 단체가 "저쪽도 우리가 신고한 지역인데 저 사람들이 불법으로 시위하고 있다"며 건너편에 난입하려 했다. 현장을 지키던 의무경찰이 "저쪽에서도 집회 신고를 했다"며 그들을 만류했다.

김 지사는 오전 9시 27분 특검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지지자들에게 미소를 보이며 손을 흔들던 김 지사는 취재진이 질문을 위해 다가가자 "가면서 말씀하자"며 웃음기를 거뒀다.

김 지사가 포토라인을 향해 걷자 지지자들은 그의 발치에 장미꽃을 던졌다. 반면, 비판자들은 김 지사를 바둑이라 부르며 특검의 엄격한 처벌을 요구했다. 사진은 김 지사가 입장하며 지지자들 쪽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 /이덕인 기자
김 지사가 포토라인을 향해 걷자 지지자들은 그의 발치에 장미꽃을 던졌다. 반면, 비판자들은 김 지사를 '바둑이'라 부르며 특검의 엄격한 처벌을 요구했다. 사진은 김 지사가 입장하며 지지자들 쪽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 /이덕인 기자

앞서 경찰 측에서 "응원한다는 생각으로 꽃 같은 것을 던지지 않게 해달라" 당부했지만 김 지사의 걸음 앞에는 연분홍색 장미꽃이 떨어졌다. 보수단체는 드루킹이 김 지사를 지칭했던 이름 '바둑이'를 크게 부르며 그를 비난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하루속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본질은 벗어난 조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충실히 조사에 협조한 만큼 경남도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주시기를 마지막으로 당부드린다"고 한 뒤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웠다.

이날 특검 사무실 앞은 김 지사를 옹호하는 지지자들과 그의 처벌을 촉구하는 보수 단체의 집회가 팽팽히 대치했다. 사진은 심경을 밝히는 김 지사와 그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 시위 참가자들. /서초=이선화 기자
이날 특검 사무실 앞은 김 지사를 옹호하는 지지자들과 그의 처벌을 촉구하는 보수 단체의 집회가 팽팽히 대치했다. 사진은 심경을 밝히는 김 지사와 그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 시위 참가자들. /서초=이선화 기자

김 지사는 쟁란을 뒤로하고 유유히 건물 안으로 향했다. 시민들은 김 지사가 사무실에 들어간 이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집회를 이어갔다. 보수단체 회원들 사이에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를 두고 격한 말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은 이날 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오후 2시 소환을 통보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지사와 드루킹 김 씨 모두 거부하지 않을 경우 대질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imar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