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란?(백건우 그리고 윤정희)☆
어둑한밤 커튼 사이로 희미한 빛이 스며듭니다.
일흔을 훨씬 넘은 피아니스트(백건우)가 슈베르트 즉흥곡을 연주합니다.
여리고 잔잔한 선율에 빛과 어둠이 엇갈립니다.
아내(윤정희)없는 삶을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음악가 남편이 지켜봅니다.
"여보 소금통이 비었네" 그러나 아내는 초점 잃은 눈으로 식탁만 내려다 봅니다.
"여보,나야나, 왜그래? 무슨 일이야?" "여보,제발... 얼능 내 얼굴을 좀 봐"
영혼마저 잿빛으로 시드는 치매 앞에서 남편은 영원할 줄 알았던 것이
영원히 사라졌음을 깨닫습니다.
이 익숙한 멜로디는 ''리스트''가 연인에게 바친 "사랑의꿈" 입니다.
언젠가 피아니스트 백건우 독주회에서 아내 윤정희가 남편을 바라보며
남편 백건우의 연주에 맞취 낭랑힌 목소리로 읇었던 그 노래 입니다.
당대 최고의 명배우 윤정희 별처럼 빛났던 정상의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아내로 살아온지 43년
윤정희는 웬만해선 미용실에 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40년을 넘게 이렇게 남편이 잘라주고 매만져 줬습니다
부부는 백건우를 뺀 윤정희 윤정희 없는 백건우를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늘 함께 다녔기에 휴대전화도 한 대를 같이 썼다고 합니다.
언젠가 남편은 아내를 가리켜 "평생 꿈만 꾸면서 사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아내도 "삶의 마지막 모습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면 꿈꾸며 가고싶다"고 했지요
그랬던 그 아내가 5년째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남편은 밝혔습니다
공교롭게도 윤정희의 마지막영화 "시"에서 연기한 주인공 역이
치매를 앓는 할머니 역 이었지요
그녀는 이제 딸도 잘 알아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딸에게 "오늘 촬영은 몇시냐고" 묻곤 한다는 말에서는
슬프게도 인생은 "Sad Movie(슬픈영화)"라고 했던
고등학교 시절 국어선생님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많은 대중이 사랑했던 여배우가 어둠에 갇힌 모습을 생각하면
늦가을 찬바람처럼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하고 스산하기 까지 합니다
하지만 "아내가 아프고 난 뒤 피아노 소리도 달라졌디"는 남편의 말에서
그나마 따스한 위안을 받습니다.
어둠 속 아내에게 남편은 한줄기 빛이 되어 줄겁니다
부부는 이런건가 봅니다.....부부란 그런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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