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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장이 지키려 한 최강욱 靑 비서관, 윤석열 총장이 직접 재판에 넘겼다

감투봉 2020. 1. 23. 18:08

중앙지검장이 지키려 한 최강욱 靑 비서관, 윤석열 총장이 직접 재판에 넘겼다

입력 2020.01.23 11:03 | 수정 2020.01.23 14:57

최강욱 靑비서관, 조국 아들에 허위인턴 확인서 발급 혐의
수사팀 10여일 전 기소 방침 정했지만, 文후배 이성윤이 발목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지시해 차장검사 전결로 기소, 이례적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활동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3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전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의 ‘검찰 2차 인사 대학살’이 벌어진 날 윤석열 검찰총장은 개의치 않고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이어간 셈이다.

최 비서관의 기소 과정은 현재의 청와대·법무부와 검찰, 정확히 말하면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최 비서관의 기소 여부는 서울중앙지검 소관사항이어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실상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사팀은 이 지검장 부임(13일) 직후인 지난 14일부터 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도 전날 정례보고 때 직접 이 지검장을 불러 기소를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기소에 반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로 추 장관에 의해 임명돼 검찰 내 대표적 ‘친문’으로 분류된다. 수사 실무를 책임진 고형곤 부장검사가 이 지검장을 만나 보고하면서 결재를 요청했지만, 이 지검장은 이날까지도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총장 지시도 무시하고 수사팀 의견도 뭉갠 셈이다.

결국 윤 총장의 뜻을 받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전결로 사건을 처리해 최 비서관을 재판에 넘겼다. 윤 총장이 직접 기소를 결정해 최 비서관을 재판에 넘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 과정에서 내부 의견이 오간 내용을 전부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원래 결재선은 차장까지다"고 했다. 행정적으로 기소는 차장 전결사항이어서 이 지검장의 서류 결재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직 청와대 비서관, 그것도 검찰을 비롯한 사정기관과 직접 관련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의 기소 같은 중요 사건의 경우 검사장이 직접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날 기소된 최강욱 비서관은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10월 조국 전 장관 아들(24)의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조 전 장관과 함께 대학원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장관 아들은 해당 확인서를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합격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씨가 이메일로 확인서 파일을 보내줬고, 최 비서관은 지도변호사란에 도장을 찍어 전달했다. 확인서에는 조 전 장관 아들이 10개월에 걸쳐 문서 정리와 영문 번역 등을 보조한 것으로 기재됐지만, 허위 사실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와 관련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전형적인 조작 수사고 비열한 언론플레이"라고 했다. 최 비서관이 피의자로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다. 검찰은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지난달부터 세 차례 소환 통보했으나, 최 비서관은 서면 진술서만 보내고 불응했다.

법무부가 이날 다음 달 3일자로 낸 검찰 인사에서 조 전 장관과 최 비서관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 3차장은 여주지청장으로 좌천됐다. "조 전 장 관이 왜 무혐의냐. 당신이 검사냐"면서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항의한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보임됐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를 지휘한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평택지청장으로,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맡은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수원지검 천안지청장으로 보내며 현 정권을 겨눈 차장검사 3명을 모두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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