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4.02 15:59 | 수정 2020.04.02 16:16
최근 민간 시장에서 유통되는 마스크 가격이 중국발(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전 대비 여전히 5배 수준에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마스크 가격은 4000원대 수준.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800원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때 5000원을 넘던 것이 하향 안정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5배 가격에 거래되는 셈이다.
다만 약국 등 오프라인에서 거래되는 마스크 가격은 연초 2000원대 초반이던 것이 오히려 1800원으로 내렸다. 국내 마스크 생산량 80%가 정부 통제 하에 고정 가격(1500원)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 수출 통제가 늦어지면서 1월말~2월초 사이에만 마스크 최소 5억장이 중국으로 빠져나갔고, 증산(增産) 체제 마련에 착수한 시기도 늦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는 나온다.
한편 글로벌 ‘방역 모범 국가’로 꼽히는 대만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마스크 해외 원조를 시작했다.
2일 대만 타이베이시보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신종코로나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유럽과 미국 등에 마스크 1000만장을 지원한다. 700만장은 EU 국가에, 200만장이 미국에, 100만장은 기타 외교 동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마스크 일일 생산량이 1300만장을 돌파했고 곧 1500만장으로 불어날 것”이라며 “마스크 1000만장을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국가의 의료진에게 기증할 예정이고, 생산능력이 따라주는대로 마스크를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은 도울 수 있고 돕고 있다. 외교 동맹국들을 이미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마스크 외에도 각종 의료물자, 격리자 관리와 추적에 필요한 전자시스템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타이베이 시보는 전했다.
외신들은 대만의 이번 마스크가 중국산 마스크의 품질 불량 사태 속에서 나온 것이란 점에 주목한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 130만장을 품질 미달로 리콜 조치했다. 스페인, 체코 등에서도 중국산 의료물자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만의 마스크 기부가 중국을 화나게 만들고, 전염병의 지정학적 측면을 강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은 지난 1월20일 첫 코로나19 사례가 발생한 뒤 발 빠른 대응으로 초기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만 정부는 발병 초기 마스크 수출 금지와 의료용 마스크 국내 배급, 제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및 구매 보증 등의 조치를 취했다.
대만은 한국 못지 않게 대(對)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고, 중국과의 교류도 많은 나라지만 2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 수가 329명, 사망자 수는 5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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