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사설] 소주성, 탈원전, 조국, 울산 공작 정권이 "180석" 호언

감투봉 2020. 4. 13. 12:02

[사설] 소주성, 탈원전, 조국, 울산 공작 정권이 "180석" 호언

조선일보
입력 2020.04.13 03:26

4·15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 내에서 선거 승리를 넘어 대승(大勝)을 자신하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어제 "1당은 확보했고 150석이 넘는 과반수 정당을 만들어야 개혁 과제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선거 판세가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로 흐르고 있어 180석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도 "과반 확보를 바라보고 있지만 최대 180석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선거 결과는 투표함이 열리면 드러나겠지만 총선에 대한 여권 자신감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은 분명하다. 여당이 말하는 180석은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의석이다. 국회에서 어떤 법안이든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다. 야당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정권이 나라를 굳건히 지키면서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성공적으로 펼쳐왔고 국민이 이를 신임해 180석이란 사실상의 독점 권력을 준다면 그것은 다른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정권의 지난 3년이 그런 기간이었나.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시장에 평지풍파를 일으켜 수백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반기업 반시장 친노조 정책으로 일관해 경제성장률이 2%로 추락했다. 제조업 일자리, 3040 일자리는 참사 수준으로 격감하고 60대 이상 세금 알바만 기형적으로 늘어났다. 빈부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탈원전 폭주는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한국형 원전을 몰락 위기로 몰았다. 북핵쇼는 북핵 기정사실화로 가고 있다. 전통 우방과는 모두 긴장관계고 북한 중국에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굴종하고 있다.

대통령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울산 선거 공작을 벌여 측근들이 무더기 기소됐다. 그러자 수사하는 검찰을 인사 학살했다. 선거에 이기면 검찰총장을 쫓아내거나 허수아비로 만들 것이다. 희대의 파렴치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하는 것도 모자라 일방 옹호해 국민을 분열시켰다. 나라의 기본 틀인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야당 반대를 짓밟고 야합 처리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이 많은 문제 중 단 하나만으로도 정권이 흔들릴 것이다. 그런데 이 정권이 선거에서 그냥 승리 정도가 아니라 국회를 완전히 석권하는 대승, 압승을 한다고 한다. 만약 이 예상대로 되면 문재인 정권은 지난 3년간 펼쳐온 국정의 기조를 그대로 밀고 갈 것이다. 정말 한국 국민은 소주성, 탈원전, 반기업, 친노조, 선거 공작, 조국과 내로남불을 이토록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건가. 국민의 선택이 그렇다면 나라가 그 방향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거가 정권의 정책과 불법 행위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지역적 몰표와 세대 전쟁으로 그 결과가 결정된다면 국정의 방향을 교정하는 선거의 역할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코로나 대응의 공(功)을 독점한 데다 야당의 막말 소란까지 더해져 있는 상황이다. 많 은 언론은 정권의 응원단이다. 국정에 대한 중간 평가는 온데간데없어지고 정권의 수많은 실정이 정당화되고 있다. 실제로 여당이 180석 대승을 한다면 이미 정부, 대법원, 헌법재판소, 언론, 시민단체를 장악한 정권이 국회까지 석권해 나라의 근본을 바꿔놓을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견제와 균형이 무너진 사회와 잘못을 교정하지 못하는 나라는 위험을 자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