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미세먼지' 어디로..한국판 '코로나의 역설'
이원광, 서진욱, 이해진 기자 입력 2020.04.27. 05:01
하늘이 ‘파랗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기간과 맞물린다. 전 국민이 ‘집콕’(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에 동참하면서 쉼 없이 움직였던 차량과 항공기, KTX(한국형 고속열차)가 숨을 고른 시기다. 이른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역설’이다.
부산·대구·대전·울산·강원·전남·경북·경남에선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일이 하루도 없었다. 올해 1분기 비교적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이 유지된 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PM(2.5) 농도가 △당일 50㎍/㎥ 초과(0시∼16시 평균) + 내일 50㎍/㎥ 초과 예보 △당일 주의보‧경보 발령(0시∼16시) + 내일 50㎍/㎥ 초과 예보 △내일 75㎍/㎥ 초과 예보 시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1분기 전국 17개 시·도는 모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서울과 인천·경기는 이 기간에만 최소 12일 ‘잿빛 하늘’로 고통 받았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분기 충남 11일, 세종·충북 9일, 대전 8일, 광주 7일, 강원 5일, 전북·전남 4일, 대구·경북·경남·제주 2일, 부산·울산 1일 등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미세먼지법(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따라 수도권을 제외한 지자체는 2019년 2월15일부터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음에도, 지난해 1분기 발령일자가 올해보다 많았다.
강도도 달랐다. 올해 1분기 서울에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던 날은 1월11일과 2월15일 이틀 뿐인데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40, 49㎍/㎥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13일(83㎍/㎥), 1월14일(129㎍/㎥), 1월15일(82㎍/㎥), 3월1일(84㎍/㎥), 3월4일(117㎍/㎥) 등에서 대규모 미세먼지가 발생한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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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도 마찬가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공항을 이용한 탑승객은 1030만517명으로 전년 동기(1791만2518명)보다 42.5% 감소했다.
국내 항공 수요도 급감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국 공항 14곳의 1분기 국내선 탑승객과 운항횟수는 각각 1071만8033명, 7만3358편으로 29.2%, 20.3%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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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역시 ‘코로나19’ 여파에 휩쓸렸다. 철도공사가 올해 1분기 KTX 승객을 집계한 결과 1052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보다 32.3% 급감했다. 열차당 승객은 454명으로 34.2% 줄었다.
급증한 재난문자도 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호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발송된 재난문자는 총 705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8건보다 무려 3135%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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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환경 개선을 위한 본질적 해법을 제시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코로나19 기간 환경 개선 현상은 일시적인 것으로, 장기적인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한정애 의원은 ”이번 ‘코로나의 역설’을 통해 과거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미세먼지도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낸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며 ”요즘 같이 파란 하늘을 마스크를 벗고 활보하려면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못 하겠다, 규제다, 할 게 아니라 이해관계자 등이 서로 대화하고 설득해서 파란 하늘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원광, 서진욱, 이해진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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