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위직이 MBC 한동훈 보도 예고했다"는 말 진위 밝혀야
조선일보
입력 2020.08.06 03:26
권경애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MBC의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것이니 제발 페이스북을 그만두라'는 (정부 고위 인사의) 전화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민변 출신인 권 변호사는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 검사들에 대한 '인사 학살' 이후 줄곧 페이스북에 현 정권을 비판하는 글을 써왔다. 그런데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고 방송을 관장하는 지위 높은 선배"가 MBC의 한동훈 보도를 예고하며 정권 비판을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그러면) 촛불 정부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고 호소했는데 몇 시간 후 한동훈 보도가 (MBC에) 떴다"고 했다. 실제 그 선배 말대로 됐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너무 답답해서 올리는 글" "곧 삭제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 글은 얼마 뒤 삭제됐다. 글이 불러올 파장을 감안해서 한 행동일 수 있다. 그만큼 충격적 내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글을 보도하지 말라고 했지만 글 내용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채널A 기자 사건은 한 기자의 취재 욕심에 불과한 사안을 여권과 사기꾼, 어용 방송이 터무니없이 부풀리고 심지어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권 변호사가 전한 말대로라면 기자를 이용한 작전에 이들만이 아니라 정권 핵심 인물까지 끼어 있다는 뜻이 된다. 이 인사는 MBC 보도 전에 보도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고, 보도 목적은 한동훈을 내쫓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는 것 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보도가 MBC에 나왔다. 사실이라면 엄중한 문제다.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고 방송을 관장하는 고위직'은 청와대와 정부 내에 몇 명 되지 않는다. 권 변호사와 통화한 인사가 누구이고, 정권 어디까지 연루돼 있는지를 당장 조사해야 한다. 대통령 수족인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를 수사할 리 없다. 특임검사든 특검이든 사실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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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6/20200806000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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