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헛발질로 끝난 '검·언유착', 이제 정권·MBC의 '공작' 수사하라

감투봉 2020. 8. 6. 16:20

[사설] 헛발질로 끝난 '검·언유착', 이제 정권·MBC의 '공작' 수사하라

조선일보

입력 2020.08.06 03:24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채널A 이동재 기자를 강요미수죄로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선 '공모' 혐의를 포함하지 못했다. '검·언유착'이라고 단정하고 넉 달 동안 검사 10여 명이 달려들어 수사한 결과가 이거라면 기자가 유령과 공모했다는 뜻이다. 웃을 수도 없는 일이다. 한 검사장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고 하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가리려 억지를 부리는 것뿐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오히려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의 '검·언유착'이 아니라 여권과 사기꾼, 어용 방송이 짜고 벌인 조작극에 가깝다는 것이다. 발단은 특종 욕심이 지나친 기자가 사기죄로 수감된 사람에게 유시민씨 관련 취재를 하려고 마치 자신이 한 검사장과 잘 통하는 것처럼 거짓 편지를 보낸 것이다. 한 검사장은 이런 편지 내용을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것이 MBC의 보도로 한 검사장이 기자와 짜고 진술을 압박했다는 것으로 둔갑했다.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조국 법무부 인권국장 출신인 같은 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MBC 보도 9일 전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간다"고 했다. MBC에 제보한 사람은 기자가 취재를 접겠다고 하는데도 무슨 대단한 비리 제보라도 있는 양 기자를 계속 끌어들였고, MBC는 제보자와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찍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아무 근거도 없는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대통령 측근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수사팀은 장관 지시를 받아 한 검사장을 폭행까지 하는 등 무리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서울지검장에게 반발해 수사 검사 일부가 휴가를 내고 결근하기도 했다.

이해 못 할 행태에 판사도 가담했다. 기자에게 '강요미수죄'라는 희한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라고 한 검사장의 공모를 인정하는 태도를 취했다. "검찰과 언론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구속영장을 발 부한다고 했던 그 판사가 이 어이없는 결과에 대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이제 검찰 수사는 여권이 MBC를 이용해 벌인 권·언유착으로 넘어가야 한다. 검찰은 MBC에 대해 압수 수색조차 하지 않았다. 한동훈 검사장은 "애초에 공모가 없었으니, 검·언유착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면서 MBC와 정치인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석열 총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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