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30평대 10억, 대구 15억.. 전국이 '미친 집값'
지방 아파트 매매가, 서울에 근접.. 매수지수 100 돌파, 통계후 최고
조선일보 | 정순우 기자 | 입력2020.12.12 03:12 | 수정2020.12.12 17:29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면적 84㎡(공급면적 34평형)가 지난달 26일 10억 8000만원에 팔렸다. 올 상반기만 해도 같은 면적이 7억원대에 거래됐는데 반년 새 4억원 가까이, 50% 이상 오른 것이다. 이달 들어 집주인들이 부르는 호가(呼價)는 최고 12억원에 달한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정부 규제를 피해 지방으로 내려온 외지인 투자자도 있고, 전셋값 급등에 지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도 있다”며 “20년 넘게 영업했지만 요즘처럼 부동산 시장이 뜨거운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과열이 서울 전역에서 수도권을 거쳐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정부 규제가 나오면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누적된 결과, 온 나라가 부동산 광풍에 휘말린 것이다. 무주택자는 내 집 마련 꿈을 접고, 집을 가진 사람들은 좀 더 나은 집으로 이사 가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있다.
1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국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100.9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주택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뜻인데, 2003년 7월 1일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100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주택 관련 주요 통계도 역대 최악의 주택난을 증명해 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주택수급동향지수는 지난달 107.1로 2012년 7월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 역시 지난달 130으로 2013년 1월 통계 작성 후 가장 높았지난달 기준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주택수급동향지수(107.1)와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130)모두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통계들이 지금 주택 시장이 최악의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국토부 장관 후보자 등과 함께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공공임대주택을 방문해 “다자녀 가구나 중산층도 살 수 있는, 넓고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자가(自家) 주택을 원하는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부동산 대란이 일어났는데 이미 한계가 드러난 공공임대 정책만 고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라며 “부동산 대란을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 취임 후 ‘핀셋 규제’를 한다며 공급 정책은 외면한 채 특정 지역을 규제하자 매수 수요가 규제 지역 밖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외곽과 수도권 집값이 순차적으로 올랐다. 지난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 후 전세 매물이 사라지면서 전세 수요가 매수 수요로 돌아서자 집값 상승세는 지방 비규제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올 하반기 지방 아파트 값 상승률은 3.12%로 서울(2.21%)을 앞질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집값 급등은 서울 일부 지역에 국한된 문제였다. 하지만 2017년 7월 김현미 국토부 장관 취임 후 ‘핀셋 규제’를 한다며 공급 정책은 외면한 채 특정 지역을 규제하자 매수 수요가 규제 지역 밖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외곽과 수도권 집값이 순차적으로 올랐다. 지난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 후 전세 매물이 사라지면서 전세 수요가 매수 수요로 돌아서자 집값 상승세는 지방 비규제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문 정부 출범 후 지난해까지 지방 아파트 값은 6% 하락했지만 올 들어 지난달까지는 4.4% 올랐다. 올 하반기 지방 아파트 값 상승률은 3.12%로 서울(2.21%)을 앞질렀다.
최근에는 지방 아파트가 서울 못지않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 ‘천안 불당 지웰 더샵’ 전용 112㎡는 지난달 13억1700만원에 거래됐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 2단지 전용 110㎡도 최근 14억3000만원에 팔렸다. 서울과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는 대구 수성구에서는 ‘국민 주택’ 규모인 전용 84㎡가 15억원을 호가한(범어라온프라이빗 2차)가 14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지방 집값이 서울 집값에 근접하면서 다시 수요가 서울로 몰리는 역(逆)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달 7일 기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은 0.04%로 전주(前週) 대비 0.01%포인트 확대됐다. 정부가 올해 6~8월 사이 세 번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낸 후 서울 아파트 값 주간 상승률은 한동안 0.01%로 유지됐지만 서서히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세금 부담 증가와 대출 규제 등 서울 주택을 소유하는 데 따른 부담은 계속 무거워지고 있지만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거래는 여전히 뜸하지만 거래가 성사되면 대부분 신고가(新高價)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양 2차’ 전용 147㎡는 지난달 16일 직전 최고가보다 3억 8000만원 비싼 37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도 전용 119㎡가 이달 27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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