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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터키에서 '3주' 훈련 이라크, 한국은 월드컵 준비만 '3년'이다 [이근승의 킥앤러시]

감투봉 2021. 9. 2. 17:18

스페인·터키에서 '3주' 훈련 이라크, 한국은 월드컵 준비만 '3년'이다 [이근승의 킥앤러시]

이근승 기자 입력 2021. 09. 02. 10:01

 

-한국 축구 대표팀, 9월 2일 이라크전 시작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돌입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땐 다른 색깔의 축구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

-“최종예선에선 경기마다 찾아오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

-“이라크는 수비가 탄탄한 팀, 우리가 준비한 축구를 내보일 수 있도록 집중할 것”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사진 왼쪽), 파울루 벤투 감독(사진=엠스플뉴스, 대한축구협회)

 

 

[엠스플뉴스]

 

2018년 8월 17일. 대한축구협회(KFA)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도전할 새 감독을 발표했다. KFA의 선택을 받은 건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였다.

 

벤투는 한국과 인연이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이었다. 벤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르투갈 중원의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나 조별리그 3차전 한국전은 벤투의 A매치 마지막 경기였다. 벤투는 1992년 1월 15일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해 총 35경기를 뛰었다.

 

벤투는 2004년 선수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1부 리그) 스포르팅 CP(2004~2009) 유소년팀을 시작으로 성인팀까지 맡았으며,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2010~2014), 브라질 세리 A(1부) 크루이제루 EC(2016), 그리스 수페르리가 엘라다(1부) 올림피아코스 FC(2016-2017), 중국 슈퍼리그 충칭 당다이 리판(2018) 등을 맡았다.

 

포르투갈에선 좋은 성과를 낸 지도자였다. 스포르팅에선 팀 최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2008-2009시즌이었다. 리그 준우승 4회, FA컵 우승 2회, 슈퍼컵 우승 2회, 리그컵 준우승 2회, 유로파리그 8강 진출 등의 성과도 냈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선 유로 2012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이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도 두 차례나 된다. 기대치가 높은 팀이다. 감독마다 자기만의 철학이 있다. 공을 오랜 시간 소유하고 경기를 지배하길 원한다. 최대한 많은 공간을 창출하고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 90분간 쉴 새 없이 뛰는 공격적인 팀을 만들고 싶다.” 2018년 8월 23일 한국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이 남긴 말이다.

 

한국 최장수 감독 파울루 벤투,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 도전한다

 

세 번째 월드컵에 도전하는 중앙 수비수 김영권(사진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을 맡은 지 3년 지났다. 벤투 감독은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벤투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한국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2014년 9월 24일~2017년 6월 15일)을 밀어내고 역대 최장수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을 향한 평가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벤투 감독은 빌드업을 중시한다. 골키퍼부터 스트라이커까지 모든 선수가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진하길 원한다. 여러 지적이 나온다. 빠르게 공격으로 나아가야 할 상황에서도 짧은 패스만을 고집하며, 소속팀에서의 경기력과 관계없이 눈에 든 선수만 활용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KFA 김병지 부회장은 “빌드업은 공격을 전개하는 방법의 하나”라며 “때론 단순하게 경기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짧은 패스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지금보다 빠르게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한국은 강팀을 만났을 때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백패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빌드업’이 아닌 ‘빌드 다운’ 축구란 얘기가 나왔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땐 다른 색깔의 축구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벤투 감독의 유연함을 기대한다.” 김 부회장의 얘기다.

 

벤투 감독은 마지막 도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다. 한국은 9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이라크전을 치른다.

 

한국은 2차 예선 H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한국은 레바논,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와 두 차례씩 대결해 5승 1무를 기록했다. 최종예선에선 이란, 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A조에 속했다. 한국은 최소 조 2위를 확보해야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A조 3위는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이 경기 승자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결정한다.

 

한국 주전 수비수 김영권은 “선수들이 최종예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쉬운 경기가 없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개인적으론 세 번째 최종예선 참가다. 어떻게 준비하고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지 안다. 우리가 준비한 축구를 내보이는 데 집중하겠다. 경기마다 찾아오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하다.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김영권의 얘기다.

 

최종예선 1차전 상대는 이라크, 아드보카트 감독과 1달 준비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사진 가운데)(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상대는 이라크다.

 

이라크는 2차 예선 C조에서 이란, 바레인, 홍콩, 캄보디아와 경쟁했다. 이라크는 5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C조 2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2019년 11월 14일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펼쳐진 이란전에선 2-1로 승리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라크는 최종예선 한 달을 남기고 변화를 꾀했다. 이라크는 8월 1일 3년간 팀을 이끌어온 스레코 카타네치(슬로베니아) 감독과 이별하고 네덜란드 출신 딕 아드보카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과 인연이 있는 지도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을 이끌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토고(2-1), 프랑스(1-1), 스위스(0-2)와 속한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한국이 원정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첫 승리를 거둔 건 토고전이 처음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은 멋진 경기장이 있는 아름다운 나라였다”“한국을 다시 찾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예선을 앞두고 스페인,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시즌을 마친 선수들이 많아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한국엔 특출 난 선수가 많다. 하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 한국을 어렵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15년 만이다. 이라크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풍부한 경험을 믿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조국 네덜란드를 세 차례나 지휘했다. PSV 에인트호번, AZ 알크마르,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이상 네덜란드), 제니트(러시아),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독일), UAE, 벨기에, 세르비아 등 다양한 프로팀과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벤투 감독은 “최종예선에선 만만한 팀이 없다”“상대를 존중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라크는 상대팀에 따라서 전술이 바뀐다. 특히나 수비가 강한 팀이다. 공격은 후방에서 길게 넘겨주는 패스로 진행한다. 최종예선 1차전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이라크 데뷔전이다. 수비에 집중한 뒤 역습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선수들을 믿는다. 최상의 경기력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벤투 감독의 각오다.

 

한국은 이라크와의 20차례 대결에서 7승 11무 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3차례 대결에선 2승 1무를 기록했다. 월드컵 예선에서 대결한 건 1993년 10월 19일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경기가 유일하다. 당시 1994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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