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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터널이 '보령-태안' 하나로 묶었다..이동시간 '90분→10분'

감투봉 2021. 12. 1. 19:29

해저터널이 '보령-태안' 하나로 묶었다..이동시간 '90분→10분'

이창명 기자 입력 2021. 12. 01. 18:05

 

민간 관광투자만 이미 1조원 육박..9000여명 안면도 주민들도 보령시 접근성 높아져 기대

해저터널로 연결된 원산도와 안면도


국내 최장,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보령해저터널이 1일 오전 일반에 개통했다. 이에 바다를 두고 단절된 보령시와 태안군이 마침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였다. 보령시는 그간 방치된 원산도 개발에만 이미 수천억원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태안군은 관광자원 뿐 아니라 도시와 가까운 병원 접근성 등이 높아지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원산도와 안면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은 이날 오전 10시 정식 개통했다. 공사를 시작한 2010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해저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긴 6.97km로 총 48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해저터널 완공 전엔 대천항에서 안면도까지 차량으로 1시간30분을 이동해야 했지만 이날부터 차량으로 10분만에 이동이 가능해졌다. 80분 단축효과는 당장 태안군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차량으로 장시간 이동하거나 배를 이용할 필요 없이 태안군보다 규모가 큰 보령시의 병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관광자원 개발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아무래도 안면도 쪽 거주하는 주민분들의 경우 보령시에 있는 병원 등을 이용하기가 훨씬 편리해질 수 있다"면서 "특히 9000여명의 안면도 주민들도 보령시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 다양한 면에서 편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태안군은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인 안면도에 국내 최고 시설을 갖춘 골프장이 3곳 더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해저터널이 뚫리고, 각종 리조트와 해양레저 시설이 들어서면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태안군보다 보령시가 더 크다. 사실상 방치됐던 원산도 개발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원산도는 보령시 관할섬이지만 정작 차량으로 이동이 쉽지 않았다. 2019년 태안 안면도와 원산도가 교량으로 연결되긴 했지만 정작 태안 지역에서는 차량 접근이 쉬웠던 반면 보령 지역에선 대천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원산도에 있는 해수욕장에는 매년 관광객들이 몰리고, 각종 카페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젊은층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만큼 보령시는 해저터널 개통으로 원산도가 서해안 최고 해양레저 시설을 갖춘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령시 관계자는 "해저터널 개통으로 원산도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굉장히 크다"면서 "보령시에서도 원산도 뿐 아니라 인근 도서까지 합쳐 이곳을 서해안 해양레저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충남도는 최근 발표한 '서해안 신관광벨트 조성 종합대책'에서 문화관광·해양레저·교통망 확충 등 총 61건의 사업에 약 8조4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민간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소노호텔앤리조트(구 대명리조트)가 원산도에 서해안 최대규모의 리조트를 짓기 위해 7600억원을 투자했다. 리조트는 2027년 완공된다. 원산도부터 삽시도까지 4.2km 구간을 잇는 해양케이블카 사업에도 민간업체가 선정돼 1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밖에 해양레포츠 체험시설이나 각종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들을 합치면 투자가 확정된 금액만 1조원은 거뜬히 넘을 전망이다.

보령시와 태안군 관계자는 "안면도아 원산도를 통해 관광객이 많이 모이면서 각종 개발사업이 지체되지 않고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하나의 생활권이 되면서 주민들도 편리해지는 등 여러가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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