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관심 없던 한동훈, 윤석열 따르게 된 진짜 이유는
[월간조선]초·중·고 동기동창 기자의 한동훈 연구
리더십 강한 모범생 스타일이지만 반골 기질도
17일 취임한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검사 시절 각종 경력에 비해 개인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73년생으로 외국기업 임원인 아버지의 1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난 한 장관은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청주에서 살다 5학년이 될 때 서울로 이사해 서울 신동초-경원중-현대고-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학교 동기동창과 법조계 선후배들은 한 장관에 대해 “리더십 있는 모범생이었지만, 반골(反骨) 기질도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걸어온 길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윤석열 대통령과 의기투합한 것도 한 장관의 이런 성격 때문인 것으로 주변인들은 보고 있다.
◇“공부도 운동도 다 잘하는 친구”
초등학교 6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밸류크리에이션서비스 조용석 대표는 “반장 한동훈은 뭐든지 잘하고 인기도 좋아서 얄미울 정도였다”며 “모든 반 친구들에게 친절했지만 부모가 학교에 자주 드나들고 교사들이 챙기는 일부 아이들을 향해서는 싫은 기색을 보이곤 했는데, 그런 아이들이 상을 받거나 좋은 실기점수를 받는 걸 보면서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중학교 진학 후 3년 내내 전교권 성적을 유지하면서 반장을 도맡아하고 친구가 많았던 한 장관은 요즘 말로 ‘인싸(insider)’ 였다. 중학교 동창 A씨가 들려준 학창시절 얘기다. “중학교때 같은 반에서 이른바 모범생 한 명과 문제아 한 명이 비슷한 시기에 전학을 가게 됐는데, 선생님이 반장인 한동훈에게 모범생을 위한 롤링페이퍼를 반 친구들에게 돌려 적어주라고 시키셨다. 그랬더니 동훈이가 왜 그 친구만 해 줘야 하느냐,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걸 봤다. 반 친구들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여서 다들 동훈이를 좋게 생각했고, 불량한 태도의 아이들도 동훈이가 반장인 반에서는 얌전히 지냈다.”
현대고 진학 후에도 전교권 성적을 놓치지 않고 반장을 도맡아 했다. 같은반이었던 한 고등학교 동기는 “(한 장관이)워낙 공부 잘하고 인기있는 걸로 유명해서 처음 같은 반이 됐을 떄는 솔직히 다른 세상 사람 같기도 했는데 의외로 모든 아이들과 잘 지냈다. 이른바 문제아, 꼴찌로 불리는 친구들과도 두루두루 친했다”고 회상했다.
한 장관과 고등학교 동기(현대고 5기)인 법조인은 김동연 김앤장 변호사(연수원 27기), 최재만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연수원 36기,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사위), 한희열 법무법인 수로 변호사(연수원 39기), 김보현 법무법인 AK 대표변호사(연수원 31기, 前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가 있다. 그밖에 고등학교 동기로는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서상목 전 한나라당 의원 아들), 최승석 전 한화생명 상무 등이 있다. 중학교 동기동창까지 범위를 넓히면 사회에서 활동중인 주요 인사로 이준희 법무법인 율촌 핀테크 총괄 변호사(연수원 29기, 前 쿠팡 부사장), 이원주 AT커니 코리아 대표이사, 김현석 김현석성형외과 원장, 홍원기 연세대 의대 교수, USDC(미 캘리포니아대 샌디에고캠퍼스) 종신교수 출신인 김영한 가우스랩스 대표 등이 있으며 언론계 인사로는 김성현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차장), 김시중 MBN 제작부장 등이 있다. "
1992년 서울법대에 진학한 한 장관은 대학 2학년때 처음으로 ‘좌절’을 맛보게 된다. 친구들은 “동훈이가 그렇게 충격을 받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한 일이다. 한 장관이 입학한 1992년 당시 서울법대는 신입생 300명을 법학과로 입학시킨 후 2학년때 사법학과와 공법학과로 분리했고 이런 학과분리는 96학번까지 이어졌다. 사법학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더 많기 때문에 사법학과에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몰렸고, 사법학과와 공법학과가 우열(偶劣)반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이 때 한 장관은 공법학과로 가게 된다. 사법학과를 희망했지만 점수에서 밀린 것인데, 20여년간 성적으로 밀려본 적 없는 한 장관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한 장관은 이후 절치부심(切齒腐心) 끝에 대학 4학년때인 1995년 사법시험(제37회)에 합격했다.
◇음악감상이 유일한 취미
한 장관의 친구들은 그가 여가시간엔 음악감상에 몰두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장관은 초등학생 시절 자신의 취미에 대해 작문하는 시간에 제목을 ‘오디오 갖고놀기”라고 쓰는 등 초등학교때부터 팝송을 즐겨 들었다. 35년지기 A씨의 얘기다. “(한 장관이) 비틀스를 정말 좋아했고, 지미 헨드릭스와 레드 제플린도 좋아했다.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아서 같이 듣기도 했는데, 모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었다. 악기도 여러 가지 배웠는데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건 플루트 정도다.”
한 장관의 신동초-경원중-서울대 동기로 한 장관이 한때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했던 김현석성형외과(서울 압구정동) 김현석 원장은 “동훈이는 음악감상을 정말 좋아했는데, (한 장관) 아버지가 미국 출장을 다녀오실 때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음반을 많이 사오셨고 아들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시기도 했다”며 “재즈, 블루스, 록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들었고 성인이 된 후 만날 때 가장 많이 갔던 장소가 이태원의 재즈바 ‘올 댓 재즈’였다”라고 말했다.
한 장관을 아는 친구와 동료들은 그에게 ‘반골(反骨:뼈가 거꾸로 솟아 있다는 뜻으로, 권세나 권위에 타협하지 않고 저항하는 기골을 이르는 말)’ 기질이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의기투합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법조계 선배의 얘기다.
“한동훈은 권력층이나 기업과 결탁해 세력을 과시하거나 돈 잘 쓰는 검사들, 이른바 ‘구악(舊惡)’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런 선배들은 8학군-서울법대-빠른 사시 합격-법조인 집안 등 조건 좋은 한동훈을 자기 라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했지만 다들 실패했다. 윤석열과 친해진 데도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윤석열은 9수 끝에 합격한 인물인 만큼 다른 검사들에 비해 권위적이지 않았고, 돈을 밝히지 않았으며, 인맥보다는 수사에만 집중하는 사람이었는데 한동훈이 윤석열의 그런 점 때문에 호감을 가졌고 잘 따랐다.” 검사 시절 줄서기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던 한 장관이 윤석열과의 친분은 공공연히 과시했고 남들 앞에서 보란듯 윤석열과 페이스톡(카카오톡 영상통화)을 수 차례 했다고도 했다.
한 장관은 2010년대 중반부터 검찰 내부에서 ‘천재’라는 말을 듣게 된다. 서울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 된 2015년부터 부산으로 좌천되던 시점인 2020년까지, 이 5년이 ‘검사 한동훈’의 최고 전성기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한 서울대 후배 법조인의 얘기다.
“검찰에는 대대로 ‘천재’ 소리를 듣는 검사들이 존재하는데, 한동훈 검사가 처음부터 천재라는 평가를 들었던 건 아니다. 물론 어린 나이에 사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해 기수가 빠르고 검사 초반부터 ‘향후 검찰총장감’이라는 평가를 종종 받은 건 사실이지만, 천재라는 소리를 듣게 된 건 부장검사로 승진한 2010년대 중반 이후다. 평검사 시절 SK. 현대기아, 국세청장 등 쟁쟁한 인물들을 구속할 수 있었던 건 한 검사를 비롯해 해당 팀이 그동안의 수사기법을 뛰어넘는 첨단수사기법을 개발하고 발전시켰기 때문이고, 한 검사가 부장검사가 되면서 이를 검찰에 전파시켰다. 또 주식-코인 등 금융사기, 온라인범죄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같은 첨단수사기법은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형사와 권력비리, 공안 등을 주력으로 하는 검사들이 검찰의 주류를 이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경제 관련 사건과 부패 및 비리 수사에 능통하고 영어까지 잘 하는 한동훈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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