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 중 청와대 코 앞에 선 청년들, "퇴진하라" 함성
[한겨레] 대학생 1천여명 광화문서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
그 어느 때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곳에서, 청년들은 젖먹던 힘을 다해 함성과 구호를 내질렀다. “퇴진하라.”
25일 밤, 마침내 청와대로 향하는 행진 길이 열렸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국대학생시국회의’(대학생시국회의) 소속 대학생과 시민 1000여명은 이날 밤 9시30분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사직로와 자하문로를 거쳐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했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는 청와대에서 불과 200여미터 떨어져 있다. 청와대에 가까워질수록 ‘박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청년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붙었다.
낮 기자회견이 아닌 한 밤 중 집회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이 공간이 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애초 경찰은 이날 행진과 집회에도 금지를 통고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이 대학생시국회의가 낸 ‘경찰의 집회 행진 금지 처분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며 야간 청와대 인근 집회가 이뤄졌다.
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충남 부여에서 온 대학생 이승재(25)씨는 “그저 우리의 이야기를 듣기를 바라는 대통령이 있는 곳 근처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것 뿐이다. 이것조차 막아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의 반복되는 금지통고에 불만을 드러냈다.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오늘 우리는 이곳까지 왔다 이 선을 정말 넘고 싶다”며 끝내 청와대 200m 앞에서 멈춰야 하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 도착해 30여분정도 집회를 이어간 대학생들은 청와대와 자신들 사이를 가로막은 경찰차벽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 뒤 충돌없이 해산했다.
한편 150만명 이상의 시민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26일 낮에는 청와대 근처 200~400여m 지점에서 동시다발 행진과 집회가 열린다.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수많은 시민이 청와대를 에워싸는 ‘인간띠잇기’가 실현될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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