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김종 차관 길가에 대기시켰다가 차에 태운 뒤 지시 내려

국정을 농단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12월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사무실로 공개소환되고 있다./뉴시스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공원이나 길가에 대기시켰다가 자신의 차에 태운 뒤 각종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29일 열린 김 전 차관과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최씨는 장씨가 운전하는 차를 한강 둔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노상으로 몰고 간 뒤 근처에서 미리 대기하던 김 전 차관을 태워 차 안에서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씨가 민간인이어서 김 전 차관 등 고위 공직자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등 직권남용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최씨 측의 변론에 맞서 검찰이 공개한 사실이다.

검찰은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였기 때문에 현직 차관을 길가에 서 있게 할 만큼 최씨의 영향력이 막강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의 조카 장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후원금과 관련해 삼성을 압박한 배후로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또 최씨 회사인 더블루케이가 문체부 산하 카지노업체 그랜드레저코리아(GLK)에 요구한 80억원대 용역계약 역시 박 대통령과 최씨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국민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