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진 특파원, 덴마크 올보르市 현지르포]
"사람들 다닐땐 외출 거의 안해" 창고에선 개·고양이 울음소리
체포직후 땡전 한푼 없다던 정씨, 덴마크 대형 로펌 변호사 선임
덴마크 검찰 "한국 요청땐 송환"
이웃 주민들은 작년 10월쯤 이 집에 이사 온 정씨 일행에 대해 "말 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60대 주민은 "젊은 남성에게 물어보니 '말과 관련된 일을 한다'고만 했다"며 "한국인이 이사 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 특이했지만, 주변에 승마장이 있으니 그러려니 생각했다"고 했다. 한 이웃 남성은 "마을 사람들이 오가는 시간대에는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아 교류가 거의 없었다"며 "작년 11월쯤 자기들끼리 집 뒤편 테라스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정씨가 살던 집은 1층짜리 주거 공간에 지하실이 딸린 구조로, 외부 테라스와 창고도 따로 있다. 외부 창고와 지하실에서는 고양이와 개 울음 소리가 들렸다. 정씨가 독일에서부터 키웠던 동물들을 덴마크에도 데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 사이에선 한 달 임대료가 1만7000크로네(약 280만원) 안팎이라는 이야기도 돌았다고 한다. 정씨 집 근처에 사는 한 여성은 "동네 평균 임대료보다는 조금 비싸게 집이 나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 2일 경찰에 체포된 이후 취재진에게 "돈도 땡전 한 푼 없다"고 했었다.
10월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슈미텐에서 자취를 감춘 정씨는 독일을 떠난 직후 올보르로 이동해 이 집에서 3~4개월간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에는 현재 정씨의 19개월 된 아들과 조력자 3명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경찰은 앞서 1일 정씨와 아이를 돌봐주는 60대 가사도우미 고모씨, 수행원 역할을 하는 남성 2명을 체포했다가 정씨를 제외한 이들을 석방했다.
정씨는 취재진에게 "국선 변호인을 선임했다"고 했지만, 법원에서 그를 변호한 얀 슈나이더 변호사는 덴마크 대형 로펌인 TVC 소속이다. 이 로펌 홈페이지에는 '인신 구속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형법 전문가'로 소개돼 있다. 정씨가 직접 슈나이더를 선임했는지, 독일에서부터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한 변호사가 권한을 일임받아 결정한 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임료가 적잖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보르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400여㎞ 떨어져 있는 도시다. 덴마크에서 셋째로 큰 도시이지만 인구는 약 20만명에 불과하다. 한국 교민도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올보르 인근에는 정씨가 탔던 명마(名馬) '비타나V'를 소유한 헬그스트란 승마장을 포함해 승마장 여러 곳이 있다. 정씨는 나흘째 구치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 2일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긴급인도구속 결정을 받은 정씨는 이튿날 바로 항소했지만, 덴마크 서부고등법원은 "덴마크에 연고가 없는 정씨를 풀어주면 다른 나라로 도주할 수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덴마크 검찰은 "구금 기한 안에 한국 정부가 적법하게 요청해오면 송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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