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고영태 녹음파일' 증거채택 안해…"고영태 증인 채택도 취소"

헌재, '고영태 녹음파일' 증거채택 안해…"고영태 증인 채택도 취소"

• 이경민 기자  

입력 : 2017.02.20 14:18 | 수정 : 2017.02.20 15:00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측이 증거로 요청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녹음파일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고영태 녹음파일 증거 채택과 관련해서 엄격한 증거로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 전 이사의 녹취파일을 심판정에서 재생하는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해달라는 박 대통령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강 재판관은 “이 사건의 핵심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인데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의 여러 가지 문제 행위에 대해 모른다고 했던 것이라 (녹음파일은) 이 사건의 쟁점이 되지 않는다”면서 “녹취록 관련된 부분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와 연결된 고영태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핵심증거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재판관은 “파일과 관련된 증거채택은 모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측 변호인은 “파일을 재생하는 방법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법에 돼 있다”면서 “녹취서만 내가지고는 내용과 누가 말했는지 사실관계 확인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형사소송 규칙에 그렇게 돼 있다”며 “‘재판부에서 들어봤다’ 이걸로는 합당한 것이 되는가”라고 물었다.

강 재판관은 “녹취파일과 녹취록은 같은 내용이기 때문에 중복증거”라며 “청구인 측 자료였으면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청구인에 유리한 부분은 그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진술이 가능하므로 녹취파일은 엄격한 증거로서 채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 측은 지난 18일 고영태씨를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고 '고영태 녹음파일' 14개를 심판정에서 재생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날 박 대통령 측이 요청한 녹음파일 14개는 증거 채택이 되지 않았지만, 지난 13일 국회 소추위원 측이 요청한 ‘고영태 녹취록’ 29건에 대해서는 양측의 동의를 얻어 헌재가 증거로 채택한 바 있다.

/조선DB

한편 이날 헌재는 피청구인 측이 증인으로 요청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 대한 증인 채택 결정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미 헌재 권한대행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핵심 증인도 아니고, 오늘 불출석할 경우 채택을 취소하기로 피청구측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증인 채택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씨의 증인 채택 여부와 관련해 “고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3회나 시도했지만 소재 파악이 불가능 하다”며 “이미 한번 채택 결정이 취소된 증인에 대해 다시 소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채택 결정을 취소했다.

이날 열린 제15차 변론기일에는 방기선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심문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해 심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혀 출석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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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3월 최종변론 여부 22일 결정… 대통령 출석, 모레까지 밝혀달라"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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