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레이시아 경찰은 여성 용의자들이 맨손으로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을 발랐다고 밝혔습니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독살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외국 여성들의 공격을 받은 직후 CCTV에 잡힌 김정남의 모습입니다.
얼굴에 이상이 생긴 듯 공격받은 부위를 가리키며 공항직원에게 조금 전 상황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의무실에 간 뒤 쓰러졌다가, 병원으로 가던 중 숨졌습니다.
반면, 여성 용의자들은 맨손으로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을 발랐지만, 별 이상이 없었습니다.
재빨리 손을 씻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 이 여성 용의자가 독성이 있다는 걸 아니까 빨리 손을 씻으려고 한 겁니다.]
이에 따라, 약물이 눈이나 입속 점막으로 침투해, 김정남을 죽음에 이르게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통 피부는 5겹으로 이뤄져 이물질로부터 보호 기능이 있지만, 점막은 얇고 바로 아래 혈관이 있어 취약하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독살 대부분이 침이나 주사를 이용하거나, 음식에 타는 수법을 사용했지만, 이렇게 대담하게 피부에 바른 사례는 전례가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서서히 중독되지 않고 즉사하다시피 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유성호 / 서울대 법의학과 교수 : 얼굴이나 이런 쪽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잖아요. 이렇게 급작스럽게 죽는 경우는 사실은 매우 드문 사례라….]
하지만 아무리 독성이 강한 물질도 몸속에서 분해되면 일반 성분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번 김정남 암살은 그야말로 흔적 없는 살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YTN 이선아[leesa@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