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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20만원대? 아버님, 폰 바꿔드릴까요

감투봉 2017. 8. 7. 07:46

스마트폰이 20만원대? 아버님, 폰 바꿔드릴까요

이기문 기자 입력 2017.08.07. 03:02 

[중저가 스마트폰 특수]
60代이상 가입자 70%, 스마트폰 사용
지문 인식·모바일 결제·AI비서.. 프리미엄폰 기능 대폭 적용
가격은 20만~ 50만원대로 낮춰
일반 피처폰 쓰던 고연령층, 실속형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기

20만~5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이 특수를 맞고 있다. 올해 하반기 최대 이슈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 애플 아이폰8 같은 프리미엄폰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가운데 통신업체들은 중저가폰을 통해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들어 20만원대 갤럭시J3를 선보였다. 갤럭시J3는 올해 삼성전자가 선보인 모델 중 가장 저렴한 초저가폰이다. KT는 지난달 30만원대 갤럭시J7을 시장에 내놨으며 SK텔레콤은 5월 20만원대 갤럭시 와이드2에 이어 지난달에는 50만원대 중가폰 갤럭시A7을 출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통신 3사는 지난 2일 40만원대 LG전자 Q6를 일제히 선보였다. 역시 통신 3사 공통으로 지난달 내놓은 갤럭시노트7의 리퍼폰(하자 제품을 수리해 저가로 재판매하는 휴대폰) 갤럭시노트FE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40만대 완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60만원대 제품이지만 단말기 지원금 등 할인 혜택을 받으면 40만원대 초반에 구입할 수 있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가운데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은 이미 60%를 넘어섰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대가 피처폰(일반폰)을 버리고 실속형 스마트폰을 찾으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이 각광받고 있다.

쏟아져 나오는 중저가폰

최근 중저가폰의 특징은 80만~90만원대 프리미엄폰에만 있던 기능을 대폭 적용하면서도 가격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린 점이다. KT가 자사 전용 폰으로 출시한 갤럭시J7은 30만원대 가격에도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8에 들어간 지문 인식 기능과 모바일 결제 삼성페이를 쓸 수 있도록 했다. KT 관계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반응을 얻으며 하루 2000대씩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중저가폰이 하루 300~500대씩 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판매량이다.

SK텔레콤의 갤럭시 와이드2도 하루 2000대 이상 팔리고 있다. 지난달 SK텔레콤이 집계한 스마트폰 판매 순위에서 갤럭시S8, S8플러스 등 프리미엄 제품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큰 화면을 좋아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5.5인치가 넘는 큼직한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프리미엄폰 수준의 1300만화소 카메라와 3300mAh(밀리암페어) 이상 대용량 배터리도 장착했다. SK텔레콤이 50만원대 중가폰으로 내놓은 갤럭시A7의 경우엔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빅스비까지 탑재했다. 여기에 방수·방진과 지문 인식 기능 등 프리미엄폰 못지않은 기능을 갖춰 고객들의 단말기 선택 폭을 넓혔다.

LG전자 Q6는 중저가폰이란 이름을 무색하게 한다. 18:9 화면을 채택했고 제품 테두리에 항공기용 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해 내구성을 높였다. 얼굴 인식 기능까지 갖췄다. 이달 중 선보일 60만원대 Q8도 프리미엄폰의 강점인 고품질 음향 기능과 동영상 촬영 시 흔들림 보정 기능까지 넣었다.

"실버 서퍼를 잡아라"

중저가폰 경쟁 과정에서 주목받는 소비자층은 고연령층이다. 업계에선 일반 피처폰을 버리고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 고연령층을 '실버 서퍼(Silver Surfer)'라고 부른다. 인터넷 서핑·동영상 감상·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 등 기본 기능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프리미엄폰보단 중저가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실속형이 많은 게 특징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60대 이상 가입자 가운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이 지난 2014년 44%에서 지난해 70%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이면 9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중장년층 고객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와 맞물리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포화 상태에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장 시장이 고령층"이라며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통신업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