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왜 이래]서울 등 전국 곳곳에 111년 만의 더위..역대 최고기온 40도 넘을까
배문규 기자 입력 2018.07.31. 13:38 수정 2018.07.31. 14:46
[경향신문]
앞으로 사흘간 서울 등 전국 곳곳에 111년 만의 더위가 찾아온다.
서울은 8월의 첫날인 1일 수은주가 40도 가까이 치솟으며 1907년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이 찾아온다. 31일 낮 기온이 38도, 8월1일과 2일은 39도까지 치솟으며 더 더워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8도, 낮 최고기온은 32∼39도로 예보됐다. 최고기온은 서울, 수원, 춘천 등에서 39도, 청주, 대전, 세종 등에서 38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태풍 종다리가 비를 뿌리면서 잠시 선선했던 동해안도 33도를 넘어서면서 다시 폭염특보가 내려진다. 2일 최저기온이 29도로 예보되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밤에도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초열대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제까지 강릉에서만 두 번 있었다.
서울은 1994년 최고기온 38.4도를 24년 만에 넘는 것이 확정적이다. 그 외 지역에서도 과거 최고기온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심사는 76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1942년 8월1일 대구의 최고기온 40도를 넘는 지역이 나오느냐다. 이미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선 40도를 넘는 곳이 여럿 나왔지만, 공식 기록을 측정하는 종관기상관측장비(ASOS)에선 넘어선 적이 없다. 이번 폭염이 서쪽 지방에 집중되면서 ‘전통적’ 더위 강세 지역인 대구, 경북은 상대적으로 1~2도 낮은 기온이 예상된다. 하지만 수도권은 벌써부터 39도라는 기록적 수치가 예보되면서 경기 남부 등에서 40도를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7월30일까지 폭염일수는 14.6일로 1994년 7월의 18.3일에 육박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한 달의 절반이 33도를 넘었다는 의미다. 이번주 폭염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부추긴 건 지난주 소멸한 태풍 종다리의 날개짓이다.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보내온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져 서쪽 지방에 타들어가는 더위를 불러온 것이다. 건조한 공기는 습윤한 공기보다 기온도 빠르게 오른다. 맑은 하늘에서 햇볕이 쏟아지면서 지면에는 열이 축적되고, 동풍의 효과가 더해지면서 어마어마한 더위가 찾아온 셈이다.
재난 수준의 폭염은 언제쯤 끝날까. 지난 30일 기상청과 김동철·강효상·송옥주 의원실 주최로 열린 ‘폭염 포럼’에 모인 10여명의 기상전문가들도 답을 쉬이 내놓지 못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폭염의 연장선상에서 한반도에 머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해지고, 저 멀리 티베트 고원에 덮혀있던 눈이 녹으면서 드러난 지표면을 햇볕이 달구면서 대륙고기압으로 발달해 힘을 보탰다는 큰 틀의 분석에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더위가 한 풀 꺾이는 시점에 대해선 다들 말을 아꼈다. 그만큼 예측이 어려운 것이다. 원래라면 여름의 절정을 지나 태양의 고도가 점점 떨어지면 기온도 조금씩 내려가 결국 광복절 전후 더위가 누그러진다. 아무리 더워도 여름철 폭염일수가 20일을 넘기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8월 중순에는 어떻게든 기세가 한풀 꺾이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예상만 가능한 상황이다. 7~8월 폭염일수가 20일을 넘긴 것은 1994년(28.7일)과 2016년(22.2일) 단 두 번이다. 8월 폭염일수를 보면 1994년은 10.4일, 2006년 12.5일, 2013년 13.0일, 2016년 16.7일이었다. 역대 가장 더운 8월이었던 2016년은 8월20일쯤까지 폭염이 이어지다 기세가 꺾였다.
다음주 7일 입추(立秋)를 지나 10일까지도 전국에 35도 안팎의 폭염이 예보되고 있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이번주까지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다 다음주 1~2도 정도는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음주부터 제트 기류의 움직임 등 변동성이 많아져서 다음주 상황에 따라 더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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