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의원들 예산 1도 몰라..제발 공부 좀 하시라"

감투봉 2018. 7. 31. 16:00

"의원들 예산 1도 몰라..제발 공부 좀 하시라"

경남CBS 손성경 프로듀서 입력 2018.07.31. 14:24 

[인터뷰] 공익재정연구소 이상석 소장
예산서 못보는 5선 김무성 의원 같은 게 현실
지방의회는 더 심각..중앙당에서 교육 안시켜
의원들 자존심 내세우며 교육 받지 않으려
세금도둑들 양산..특수활동비 고발된 홍준표 조사 아직
박광태 전 광주시장 20억 카드깡..카드깡은 오랜 관행
국민들 홈페이지 들어가 찾아보고, 예산 어떻게 썼는지 물어봐야
국회, 지방의원들 공부해야 '재정민주주의' 가능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이상석 소장 (공익재정연구소)

◇김효영> 세금 도둑만 잡아도 세상이 바뀐다고 주장하시는 분입니다. <내가 낸 세금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공익재정연구소 이상석 소장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석>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책 제목이 '내가 낸 세금, 다 어디로 갔을까?'입니다.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다면 이런 제목이 안 나올텐데요?

◆이상석> 의원들이 질문을 하고 낭비요소를 찾아냈어야 하는데 의원들이 제 역할을 안하다 보니까,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제가 몇가지 사례를 모아서 이런 책을 내게 됐습니다.

◇김효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제대로 세금을 쓰고 있는지 잘 감시감독을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이상석> 예, 그렇습니다.

◇김효영>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게 사례들을 모아 책을 내신 거군요.

◆이상석> 예. 실제적인 예산의 낭비 요소를 찾아내고 그걸 어떻게 결말을 지었는지를 쉽게 대담형태로 사례 중심으로 모아놓은 것입니다.

◇김효영>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들이 알아야 되는 내용이군요.

◆이상석> 근데, 각 당에서 예산에 대한 교육을 일체 하지 않습니다.

◇김효영> 그렇군요.

◆이상석> 그리고 또 공천 기준이라는 것도, 애매하게 '당 기여도'라고 얘기 하거든요. 그러나 그것은 정량화, 계량화 할 수 없는 부분이죠. 정말 중요한 역할인 국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 의원인데.

그래서 예를 들면, 예산학교를 열어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몇 번 수강했는지, 수료했는지 이런 점수를 매겨서 그런 걸로 평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김효영> 의원들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예산인데.

◆이상석> 알아야 하는데 '1'도 모르고 있다는 것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김효영> 그렇게 모릅니까?

◆이상석> 제가 전국을 다니며 교육을 하는데요. 의원들이 초선이 됐건, 재선이 됐건 예산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겁니다.

◇김효영> 재선도 그렇습니까?

◆이상석> 예, 그렇습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어떻게 편성되고 어떻게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라는 '재정민주주의'를 다 모르고 계세요.

◇김효영> 공무원들은 잘 압니까?

◆이상석> 공무원들도 요즘 '예산 투쟁'이라는 것을 안하거든요. 그래서 예산을 공무원들도 잘 모릅니다. 또 자기 부서 외에는 모르고 예산 부서 외에는 예산을 잘 모르죠. 이게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김효영> 국민들의 세금을 다루는게 공무원들인데.

◆이상석> 국회의원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자유한국당에 계십니다만, 5선이고, 대선에도 뜻이 있었던 분이 예산서의 삼각형 모양도 모르잖습니까?

◇김효영> 김무성 의원입니다. 하하하. 삼각형 표시.

◆이상석> 네. 근데 5선이면 직업이 거의 국회의원이었던 건데. 예산서를 그렇게 보지 못하는 정도였다고 하는게 지금 현실이거든요.

◇김효영> 삼각형 안에 새까맣게 칠해진게 있고 하얗게 비워진게 있습니다. 의원들이 그 증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석> 네. 지방자치는 더 심하죠. 중앙당에서 초선 기초의원이나 광역 의원들에게 교육을 1도 안시킵니다.

◇김효영> 교육을 안시킨다.

◆이상석> 네. 지방자치에 관심이 없죠.

◇김효영> 아.

◆이상석> 그리고 분권해서 돈만 내려보내면 무슨 소용있겠습니까? 제가 정주영 전 회장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딱 한마디 문장 때문에 좋아하죠. "니 돈이면 그렇게 쓰겠냐"

◇김효영> 네.

◆이상석> 이게 예산의 기본 모토입니다.

◇김효영> 평범한 직장인들은 매달 세금으로 떼어나가는 것을 월급 명세서로 보면서, 알아서들 잘 하겠지하고 믿는 겁니다.

◆이상석> 믿음은 진짜 요즘말로 하면 개뿔. 1도 없습니다. 이래서는 안되는 문제죠.

◇김효영> 듣고보니 큰 일입니다.

◆이상석> 그런데 의원들이 자존심은 있어서 교육은 안 받으려고 하죠. 시민사회가 판을 벌려 놓고 의원들을 초대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김효영> '오셔서 좀 들어주십사' 하면 마지못해 오시는거군요.

◆이상석> 네네. 애가 타는건 국민들이고 시민단체들이죠.

◇김효영> 국회에서는 특수활동비라는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상석> 네.

◇김효영> 특수활동비 하면 기억나는 것이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성환종 리스트 사건 때 국회 특수활동비 아껴 집에 갖다 줬다는 이야기를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잖습니까?

◆이상석> 대단하신 도지사님이셨죠. 그래서 저희가 작년에 고발을 했습니다. 고발인 조사까지 했는데 아직 피고발인 조사를 안하시라구요. 그 틈에 미국으로 가셨습니다만.

◇김효영> 아직도 안했던가요?

◆이상석> 네, 안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야당의 대표도 아니신데 검찰이 좀 불러서 정말 부인에게 준 것인지, 안줬다면 사실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고 줘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요. 검찰이 아직 조사를 안하고 있거든요. 특수활동비 뿐만 아니고 정책 개발비라고 있습니다. 국회에 86억정도 되는데.

◇김효영> 정책 개발하는데 써라.

◆이상석> 근데 1도 안썼습니다. 저희가 조사를 해보니까. 심지어 책을 샀다고 하는데 책 산 흔적이 없어요. 토론회를 했다고 하는데 정책 토론의 흔적도 없고. 정책 자료집을 냈다고 하는데 보좌진 논문 카피 떠가지고 그대로 짜깁기 해서 내보내거나, 산하 기관들의 보도 자료를 짜깁기해서 그걸 정책 자료집이라고 내서 돈 받아간 국회의원들이 태반입니다.

◇김효영> 여야 구분이 없습니까?

◆이상석> 여야 구분이 없습니다. 최근에 모 의원 같은 경우는 제가 여기서 밝힐 수는 없습니다만 일부를 반납했습니다.

◇김효영> 특수활동비나 정책개발비 같은 것들 어찌했으면 좋겠습니까?

◆이상석> 저는 특수활동비는 왜 필요한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국정원이나 기무부대는 국가 안보와 관련되서 활동을 하니까 그런다 하지만, 무슨 국회의원들이 범인을 잡으러 다닙니까?

이걸 없애는데 어떻게 없앨 것인가 논지를 모으고 계시던데 방법은 간단합니다. 편성을 안하면 됩니다. 2019년도 예산안부터 예산 편성에 특수활동비 빼자고 합의하면 간단한 문제가 되는 겁니다.

◇김효영> 그냥 항목에서 빼버리며 되는 겁니다.

◇김효영> 그런 돈을 빼먹는 사람들이 세금 도둑이라 생각하시는거죠?

◆이상석> 그렇습니다. 월급봉투에서 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온갖 세금을 다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금에 대해 더 이상 너그러워서는 안됩니다.

◇김효영> 국회의원 뿐이겠습니까? 경남 양산에서는 전직 양산시장의 업무추진비 카드깡 의혹이 일기도 했어요.

◆이상석> 이미 카드깡은 오래 됐습니다.

◇김효영> 오래된 관행입니까?

◆이상석> 그렇습니다. 전통이고 관행입니다. 20억 카드깡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김효영> 20억이나요?

◆이상석> 네, 그걸로 양주 사먹기도 하고 야구르트 사먹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김효영> 그거 광주 쪽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요?

◆이상석> 제가 고발을 해서 7년 동안 묶여있다 최근에 풀렸습니다만.

◇김효영> 박광태 전 광주시장 맞죠?

◆이상석> 네, 그렇습니다. 또 구청장님들도 유명한 카드깡을 오랫동안 해오시죠. 바로 바로 들통이 납니다. 시민사회와 언론이 계속해서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김효영> 그거 어떻게 잡아내죠?

◆이상석> 소심한 공무원들이 반항합니다. 기재해 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효영> 근거를 남겨두는군요. 그러면 처벌은 제대로 받습니까?

◆이상석> 큰 문제가 사법당국에 있습니다. 검찰은 엄밀히 따지면 법무부 공무원에 불과하거든요. 그래서 공무원이 같은 편이어서 되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기도 하고. 시민사회가 아무리 밝혀내고 언론이 그것을 보도한다 할지라도 검찰이 제대로 조사 안하고, 기소한다 할지라도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 해버리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겁니다.

◇김효영>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되나 걱정입니다.

◆이상석> 국민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찾아보고 물어봐라. 이게 홈페이지에 다 들어 있습니다. 찾아보시고 물어보셔야 돼요. 돈을 그렇게 쓰면 됩니까?라고. 그렇게 써도 됩니까? 진짜로 그렇게 썼습니까? 썼던 것은 어디서 가서 볼 수 있습니까?.이렇게 물어보기만 하셔도 사실은 엄청나게 방지될 겁니다.

◇김효영> 그런거 귀찮고 신경쓰기 싫으니까 지방의원들 뽑은 것 아닙니까.

◆이상석> 우리가 만들지 않는 세상은 허구입니다. 어떤 형태로건 세상을 만드는데 입으로라도 참여하셔야 돼요. 저희같이 몸으로 참여하지 못하신다면 입으로라도 물어보는거라도 참여해야 내 세대 뿐만 아니라 내 다음세대 우리 자식들에게도 이런 불합리한것들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효영> 먼저, 지방의원들과 국회의원들부터 예산공부를 시켜야 겠군요.

◆이상석> 공부를 해야 합니다. 월급을 받으면 받은 만큼 공부를 해야하는데 아직은 자기 공천해 준 사람 만나서 눈도장 찍고 유권자들 만나서 악수하는 것이 더 익숙해있는 문화죠. 정치문화가.

◇김효영> 벌써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멀리서 와주셨는데 오늘 이야기 여기까지 듣고, 앞으로도 조언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석> 감사합니다.

[경남CBS 손성경 프로듀서] sskann0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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