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당 참여 적으면 '위성정당' 전락..'비례대표 순번' 배분 방식 합의도 숙제
박용하 기자 입력 2020.03.13. 21:25
[경향신문] ㆍ민주당, 비례연합 참여 결정
미래한국당 저지 위한 ‘연합’ 불구
결국 선거제 취지 훼손 마찬가지
주말 새 원외 정당 참여 설득 작업
‘정치개혁연합’ 중심으로 결집할 듯
더불어민주당은 13일 범여권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합류를 결정하면서 연합정당 창당을 위한 실무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진보 시민단체들이 추진 중인 연합정당은 민주당을 포함한 중도·진보 정당들로부터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들을 모아 다수의 의석을 배출하고, 총선이 끝난 뒤 각 정당으로 복귀시키는 형태다. 이번 총선부터 적용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취지가 반영됐다. 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의원이 많을수록 확보할 수 있는 비례 의석이 줄어드는 구조라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같은 거대 정당은 의석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통합당은 앞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출범했으며,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도 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범여권 연합정당은 여러 정당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단일 정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차이가 있다. 또 미래한국당이 공직선거법의 사각을 이용해 최대한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연합정당은 “미래한국당의 의석 독점을 막아내는 게 주된 목적”이라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연합명부 작성 시 당 소속 후보들을 뒤 순번에 배치하고, 6~7개 의석 정도만 확보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역구 의석이 부족한 소수정당들의 의석을 보장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훼손하고 악용한다는 점에선 연합정당이나 미래한국당은 마찬가지다. 지역구 의석이 있는 정당의 비례 후보들이 지역구 의석이 없는 한시적 정당에 들어와 의석을 얻고 다시 돌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한 만큼 향후 어떤 정당들과 어떤 형태로 합류할지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당과 민생당 등 범여권 기존 정당들이 합류하지 않으면 사실상 위성정당이란 비판이 나올 수 있어 이들 정당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찾았으나 합류를 거절당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민생당 박주현 공동대표와도 접촉했으나 확답을 듣지 못했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이날 “비례연합정당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친문(친문재인) 연합정당”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까지 정의당과 민생당의 최종 답변을 기다릴 계획이다.
민주당은 연합정당의 ‘그릇’을 통합하는 논의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플랫폼정당을 자처하는 세력은 ‘정치개혁연합’(가칭), ‘시민을 위하여’(가칭), 열린민주당 등이다. 민주당은 정치개혁연합을 중심으로 한 연합정당 출범에 힘을 싣고 있다. 정치개혁연합 측은 이날 “참여하는 정당과 플랫폼을 자처하는 연합정당 모두 마음을 비우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정당이 출범해도 과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서 정당별로 어떤 순서로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공천 절차가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새로 임명되는 당 대표나 공천관리위원장이 여러 정당에서 온 후보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면 당 안팎의 파열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4·15 총선 후보등록 마감일이 오는 26~27일임을 감안하면 범여권 정당들은 앞으로 2주 안에 연합정당 창당과 비례 후보 파견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참여를 결정짓지 못한 정당들은 이번 주말과 다음주 초반까지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론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부터 실무작업에 착수하고 다음주쯤 연합정당 합류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정치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구하려 계급 5단계 강등하고 참전한 프랑스 장군 (0) | 2020.03.14 |
---|---|
"20kg 1000원" 감자의 눈물..2400박스 팔아준 능력자 '문순C' (0) | 2020.03.14 |
'코로나 타격'이 여기까지일줄?..요즘 '투잡' 뛰는 최문순 (0) | 2020.03.13 |
10억 기부 '2G폰 할아버지', 이번엔 경북에 5억 보내 (0) | 2020.03.13 |
문재인 실수,문재인 실패 (0) | 2020.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