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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조차 "막대한 경제피해" 읍소..'경제방역' 8일간 고비

감투봉 2020. 8. 29. 07:12

정은경조차 "막대한 경제피해" 읍소..'경제방역' 8일간 고비

김혜지 기자 입력 2020.08.29. 06:05

 

"지금 통제불가 시 사회경제 기능 마비..마지막 기회"
OECD, 韓 2차 유행 땐 4Q 성장률 +8%→-11% 급락 전망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2020.7.3/뉴스1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지금 바로 유행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이어질 수 있는, 그런 위기 상황입니다."

국내 방역 당국의 수장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28일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위기와 관련해 이러한 경고를 내놨다.

지난 광복절을 기점으로 불거진 코로나19 재확산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국민 건강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호평 받았던 '경제 방역'까지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일종의 호소다.

◇코로나 2차 유행 → "올 연말 성장률 '마이너스' 급락"

2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10일 펴낸 제107차 경제전망보고서(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코로나 2차 대유행 발생을 가정한 올 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1.68%(연율 환산)로 전망됐다.

이는 코로나 사태가 올봄 1차 대유행에 그칠 경우 예측된 4분기 전망치 8.16%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OECD는 분기별 전망치를 연간 단위인 '연율'로 제시하기에 코로나 유행의 부정적 영향이 증폭돼 보일 수 있단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코로나 재유행 시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주저 앉는다는 예측에는 변함이 없다.

연간 단위로도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는 코로나 2차 대유행 시 -2.5%로, 1차 대유행에 그친 경우(-1.2%)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 1·2차 확산 가정 경제성장률 전망치 비교. © News1

지난 1~2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2%, -3.3%(속보치, 연율 미환산)로, 연달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오는 3~4분기에는 'K-방역'과 정부의 강력한 확장재정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5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인 대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이날 정은경 본부장은 "현재의 유행 상황이 지속한다고 하면 다음 주에는 하루 800명에서 2000명까지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경제 아닌 방역을 진두지휘하는 정 본부장마저 "막대한 경제 피해"를 경고한 것이다.

◇경제 부총리, 고용장관까지…"IMF 때보다 어려울 것" 우려 2차 대유행에 따른 사상 초유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한국 경제는 취약계층에 가해지는 추가 타격은 물론 이에 따른 재정 부담까지 줄줄이 짊어지게 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전환된다면 경제 피해가 굉장히 극심할 것"이라며 "확진자 증감과 이에 따른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가 (4차 추경 편성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0.8.24/뉴스1

올들어 우리나라는 3번에 걸쳐 총 59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 국가채무는 작년 본예산 때의 740조8000억원보다 약 100억원 가까이 급증한 840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추가 재정 확대는 적잖은 부담이 따르지만,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피해를 줄이려면 불가피한 선택지다. OECD조차 지난 보고서에서 "한국의 재정정책은 매우 확장적인데, 경제를 지탱하려면 이런 재정정책이 계속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재정과 더불어 고용 악화도 예상된다.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는 고용장관조차 코로나 재유행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에 비견할 정도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만약 또 한 번의 대유행이 오게 되면 아마 IMF 때보다 (고용 상황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내수'…정부, 경제활동 지속에 국민협조 '읍소'

고위 당국자들이 이처럼 심각한 인식을 드러내는 이유는 정부가 '믿는 도끼'로 여겼던 내수가 2차 대유행으로 인해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달 OECD는 별도로 펴낸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1차 확산에 그칠 경우 지난 6월 전망 때보다 0.4%포인트 높아진 -0.8%, 2차 확산이 일어날 경우 0.5%포인트 높아진 -2.0%일 걸로 내다봤다.

전망 개선은 대부분 '내수 회복' 덕이었다. OECD는 "세계경제 둔화로 수출 전망은 하향 조정했으나,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내수 지표는 높여 잡았다"고 전망치 상향의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국내 방역이 실패해 국민경제 활동을 지속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최근 경제 전망 개선의 핵심이었던 내수 회복이 물 건너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날 정부가 수도권 주민에게 향후 8일간 방역 협조를 거듭 당부한 이유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금은 수도권은 물론 전국 어디서든 누구나 언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8일간이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을 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호소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드린다"라면서 "자신을 위해, 또 우리를 위해 안전한 집에만 머물러 주시라. 외출을 최소화하시고, 사람과 접촉을 피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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