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인터뷰]'고졸 신인 첫 월간 MVP 도전' KT 소형준 "후보 등극 영광, 올랐으니 받고파"
기사입력 2020-09-03 06:02:52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승만 더 챙겨줬다면 확실했을텐데...(웃음)"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투수 소형준의 8월 MVP 후보 소식에 '아빠 미소'를 지었다.
KBO리그에 월간 MVP 제도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05년. 이 중 고졸 신인 선수가 월간 MVP의 영예를 안은 적은 없었다. 고졸 신인이 월간 MVP 후보에 오른 것도 2015년 이후 5년 만에 쓰여진 역사. '차세대 간판 선수'로 꼽히는 이정후(키움) 강백호(KT)도 월간 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8월의 소형준은 말그대로 활활 타올랐다. 5경기 28⅔이닝을 던져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했다. SK전 2연승에 이어 상위권인 두산, NC를 상대로도 잇달아 승리를 따냈다. 유일하게 승리가 없었던 LG전에서도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했다.
이 감독은 열정적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후보 선정 자체가 그만한 실력을 보여줬다는 것 아니겠나.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 뿐만 아니라 평균자책점도 워낙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평균 6이닝이 안되지만 투구수 관리가 작용한 부분"이라고 강조한 뒤 "고졸 신인이라는 점도 플러스 알파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형준이 어떤 팀들을 상대로 이런 결과를 냈는지도 봐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소형준은 "MVP 후보엔 오르지 않을까 생각은 했다.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영광스럽다. 한편으론 후보에 올랐으니 (MVP를) 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당찬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투구를 두고는 "마운드에 오른 경기에선 항상 이겼다"며 "다른 선배들이 워낙 쟁쟁한데, 내가 어필할 수 있는 건 나이 정도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소형준이 밝힌 8월 활약 비결은 컷패스트볼 장착이다. 그는 "좌타자를 상대할 때 구종이 단조로웠는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다른 변화구에 비해 직구와 비슷한 구종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익히기 편했다. 코치님께서 잘 잡아주셨다"고 밝혔다. 심적인 안정도 주효했다는 분석. 소형준은 "휴식차 엔트리에서 빠진 뒤 1군과 동행하는 과정에서 (배)제성이형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데뷔 시즌에 1군 로테이션을 도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 괜찮으니 마음 편하게 던지라'는 말을 해줬다. 이후 마운드 위에서 편하게 던지려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8월의 활약에도 소형준은 안주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는 올 시즌 현재까지 자신의 활약을 10점 만점에 7점으로 평가하며 "기복이 너무 심했다. 지는 경기에서 너무 쉽게 무너져 야수 선배들의 힘이 빠지는 피칭을 한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지금까지 아프지 않고 마운드 위에서 던지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제구와 커맨드를 좀 더 다듬어야 한다. 구속을 올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KT가 5강 진입을 가시권에 두면서 소형준의 첫 가을야구 꿈도 가까워지고 있다. 활약 여부에 따라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김경문호 합류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소형준은 "아직 가을야구를 상상해 본 적은 없다. 팀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다가오는 등판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가대표는 프로라면 꿈이자 목표다. 아직 내게 도쿄올림픽은 너무 빠른 것 같다. 나중에 국가대표로 거론될 수 있는 기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잘 성장해야 한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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